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긴 공연

크라잉 넛과 함께 하는 공연을 위해 공연장에 일찍 갔다. 나는 따로 준비할 것이 있어서 조금 더 일찍 갔던 것인데 다른 사람들도 이른 시간에 모두 모였다. 두 팀이 함께 하다보니 리허설 시간도 길었고 공연 시간도 길었다. 지난 주에 이어 우리 순서 중 절반은 플렛리스 베이스로 연주했다.

14년만에 무대 위에서 함께 연주한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엔 관록이 묻어났다. 십 몇 년의 세월도 세 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도 훌쩍 지나갔다.


 

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이지와 동물병원

 

이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 진료실에 들어가 혈액검사를 받고 피하수액 주사를 맞고 나온 고양이를 아내는 두 손으로 감싸 어루만져줬다. 당화단백 수치는 더 낮아져서 계속 정상 범위 안에 있었다. 이지는 집에 돌아와 따뜻한 자리에서 잠을 잤다.

2023년 12월 9일 토요일

휴식


 수요일 밤중에 지하철을 타고 서교동에 다녀온 일이 몸을 피로하게 했었다. 악기 가방을 메고 걷는 것은 문제가 없었고 부슬부슬 내리던 비도 반가왔다. 지하철 의자에 앉아 있으면 허리가, 일어서 있으면 발목이 아팠다. 통증을 참는 게 체력을 빼앗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 무대 위에서는 견딜만 하였는데 집에 돌아오니 피로가 밀려왔다.

새벽에 깨어나 커피를 마시며 이삼일 미뤄둔 것들을 쓰기 시작했다. 줄리앙 캐논볼 애덜리와 밀트 잭슨의 앨범을 두 번 들을 때 쯤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피곤이 풀리고 기운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송년 공연


 해마다 연말에 해오고 있는 송년 공연. 늘 그 해의 마지막 주에 하곤 했었는데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12월 첫째주에 공연을 했다.


프렛리스 베이스로 녹음했던 곡이 오랜만에 셋리스트에 포함되었다. 전날 밤에 프렛리스 베이스를 꺼내어 잘 닦고 연습해보며 소리를 확인했다. 리허설을 할 때에 언제 악기를 바꾸어야 할지 곡 순서를 보며 생각하다가, 그냥 앞 부분은 프렛이 없는 프레시젼 베이스로 죽 연주하기로 했다.


무대에 악기를 모두 올려둔 모습만 보면, 이 밴드가 무슨 이국적인 음악이라도 할 것처럼 보였다. 잔향, 흡음 등에 신경을 쓴 공간 덕분에 연주하는 동안 소리가 좋았다.
다만, 이제 두 시간 반 동안 악기를 들고 서있는 것이 조금 무리가 되었다. 다시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