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6일 토요일
아이팟
2021년 1월 11일 월요일
겨울
엄마를 모시고 시골집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바깥은 추웠다. 나는 요즘 부쩍 더 추위를 느껴서 몸이 덜덜 떨렸다.
갑자기 산 위에서 검은 개 한 마리가 내려왔다. 그 개는 사람들을 슬쩍 쳐다보더니 개의치 않고 무슨 약속이라도 있다는 듯 성큼 성큼 걸어서 지나갔다. 목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제 집을 찾아가거나, 아니면 잠시 마실을 나온 것 같았다. 나는 너무 멀찍이 있어서 다가가 인사를 할 겨를이 없었다. 흰 눈 위에 낯선 개의 발자국이 가지런히 찍혀 있는 것을 보니 재미있었다.
통증 때문에 허리에 파스를 자주 붙여야 한다. 아내가 그것을 도와주다가 밝게 불을 켜고 내 허리를 살펴보더니 멍이 들어있다고 알려줬다. 계속 통증을 느끼는 오른쪽 허리 부분을 나 혼자 주먹으로 심하게 문질러댔더니 그만 멍이 든 모양이었다. 멍든 피부 보다 통증을 느끼는 안쪽이 더 거북하여 나는 오늘도 혼자 여러 번 그곳을 문질러 댔다.
무엇이라도 해야 하고, 하고싶은데, 아무 것도 못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무기력해지는 기분을 그대로 두기 싫어서 볼일이 없어도 자꾸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낮에 보았던 무심한 개처럼, 사람들은 아랑곳 없이 겨울이 심드렁하게 지나가고 있다.
2021년 1월 6일 수요일
눈이 많이 내렸다.
2021년 1월 3일 일요일
아직 낫지는 않았다.
나는 아직 다 낫지 않았다. 먹어야 할 약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나는 병원에서 약 봉지에 적어준 지시에 따라 매일 두 번, 세 번씩 약을 먹고 있다. 이제 몇 번의 진료를 마치고 나면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아도 좋을 수 있도록, 시간에 맞춰 약을 잘 챙겨 먹고 있다.
어쩌면 COVID19 감염병으로 이렇게 공연도 못하고 일이 없을 때에 아팠던 것이 다행이었을지도 모른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때에 병원에 누워있게 되었다면 훨씬 더 나빴을 것이다. 물론 쓰러지거나 입원하는 일이 처음부터 없었어야 제일 좋았겠지만.
새해가 밝았다. 이런 모양으로 새해를 맞게 될줄은 몰랐다. 판데믹이 지금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봄이 오기 전에 내 몸이 다 낫고, 여름이 지날 즈음에는 감염병 때문에 겪는 이 난리도 끝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