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일 월요일

촬영.


친구와 함께 하는 밴드 멤버들이 오랜만에 악기를 가지고 모였다. 지난 해에 녹음했던 음악 중 한 곡이 발매되었다. 밴드는 '윤병주와 지인들'이라는 이름으로 정해졌다.
오늘은 공개하고 있는 곡들을 위해 비디오 촬영을 했다.

서교동 거리는 온통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주차를 한 뒤 차에서 내려서는 나도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사람들은 전염병 때문에 두려움이 생겼고 간혹 맨 얼굴로 상점에 들어가면 직원 분들이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였기 때문에, 남들을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것이 불과 사, 오 년 전이다. 그것이 지금의 코로나 19라는 것 보다 훨씬 지독했었다. 다만 그때와 달리 지금의 행정부는 일을 너무 잘 하고 있고, 지금의 언론은 그때와 달리 신이 나서 아무 말이나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촬영이 계속되니 슬슬 허리가 아파왔다. 그런데 나만 힘들고 아픈 것 같아서 내색하지 않으려 힘을 주고 서있었다.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도 피로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네 시간 동안 공연을 하는 것이 낫지, 같은 곡들을 여러 번 촬영만 하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

수고를 아끼지 않아준 감독님과 잘 준비해준 친구 덕분에 즐겁게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줄어버린 밤거리가 유난히 춥게 느껴졌다.

2020년 3월 1일 일요일

낫고 있는 고양이.


아픈 고양이는 조금씩 낫고 있다.
원래 오늘 오전에 주치의 수의사님과 진료 약속을 했었다. 아침 일찍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와 수의사 선생님이 아파서 출근을 못한다고 알려왔다. 하는 수 없이 오늘은 병원에 데려가 피하수액과 주사만 맞추고 데려왔다.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인 고양이인데 의외로 병원에 다니거나 약을 먹고 주사를 맞는 스트레스를 잘 견뎌주고 있다. 오늘은 어제 보다 조금 더 나아 보여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곧 완전히 낫기를.


.

2020년 2월 27일 목요일

고양이 꼼이 아프다.


열 두 살 하고 여덟 달 나이가 된 고양이 꼼이가 아프다.
부쩍 뼈가 만져질 정도로 말라서 그동안 우리는 고양이에게 강제로 사료라도 더 많이 먹이려고만 했었다. 지난 주에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했고 진단을 받아 한 주일 동안 통원치료를 했다. 동물병원에도 사정이 있었어서 빨리 입원을 할 수 없었다. 매일 병원에 다니는 치료로는 나빠진 수치가 좋아지지 않았다. 시간을 더 허비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엊그제 진료 후 고양이 꼼을 동물병원에 입원 시켰다.

이틀 정도 지나자 얼굴 표정이 조금 나아졌다. 병원에서는 우리가 찾아가기 전에 직원 분이 직접 사진을 찍어서 아침 일찍 보내줬다.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가 아플 때 마다, 고양이가 아프다는 것을 더 일찍 알지 못했던 것이 항상 미안하고 후회스럽다. 이번에는 늦기 전에 치료할 수 있어서 다행인 결과가 되어지길 바라고 있다.

뉴스 화면은 온통 바이러스, 전염병, 이상한 종교와 더 이상한 정치집단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고양이 꼼을 돌보러 동물병원에 가면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과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함께 데려온 동물들은 너무 발랄하거나 간혹 가여운 상태가 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동물들과 사람들이지만 그들 모두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2020년 2월 14일 금요일

봄이 일찍 오는가 보다.


올해엔 겨울이 조금 일찍 끝나려나 보다.
새벽 공기가 덜 추워서 잠깐 밖에 나가 산책을 했다. 강가에는 안개가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조용히 열었더니 고양이 꼼이 높고 좁은 곳에 올라가 나를 내려다 보았다. 깜깜하면 고양이가 뛰어 내려올 때에 다치기라도 할까봐 전등을 켜둔 채로 놓아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