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1일 일요일

늘 새벽.

밤새워 작업을 마치고 컴퓨터를 끌 수 있을 때의 만족감이 있다.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다.

값 비싼 렌즈를 써본적 없는 나는 사실은 광학기기를 잘 관리할줄 모른다. 대충 잔먼지를 없애고 필터나 닦아뒀다.

서너 시간 후에는 합주와 인터뷰와 촬영을 하러 가야한다.
합주연습만 하고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안심하는 고양이들.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느라 사흘만에 집에 아내가 돌아왔다.

그랬더니, 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모두 편안해졌다.

나 혼자 집에 돌아오는 날에는 전부들 무슨 방학숙제라도 있는 것 처럼 각자 뭔가에 바쁜체를 했었는데 아내가 집에 오니 소란스러울 정도로 그릉거리다가 한 녀석은 내 무릎에 올라와 잠이 들어버렸다.



돌봐주던 엄마가 없이 습하고 더웠던 장마 기간을 보내는 동안 제일 의연했던 고양이는 역시 큰언니 고양이.
'그 여자, 내가 조금 아는데... 걱정 마, 낼 모레 정도엔 올거야.' 라고 말했다.
아차, ...말하는 것 같았다.


끝으로, 제일 얄밉다는 막내 고양이. (나이로는 정말 막내가 아니긴 하지만.)
이 뇬은 집에 나 혼자 있을 때에는 저런 짓을 해보는 일이 없었다.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새 로직 프로.


로직 프로 텐.
드디어 나왔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 것인지, 아이구, 드디어 만들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라는 기분은 별로 들지 않았는데.

어차피 쓰게될 것을 이틀 동안 짬이 날 때 마다 리뷰 기사 읽고 관련 문서 찾아보고... 프로모션 페이지 거의 외우다가 결국 설치했다.

아주 좋다. 좋은데, 조금 늦었다. 적어도 작년 정도에는 이런 수준으로 나와줬어야 했다.
그래도 뭐 감사.






아내의 신발.


어머니의 입원이 점점 길어지더니 아직도 병실에 계신다.
그래서 구겨진 아내의 오래된 운동화도 여전히 그 병실에 함께 놓여있다.
입원 중인 다른 분들이 잠에서 깨어날까봐 신발을 벗고 뒷꿈치를 든 채로 다니기 때문이다.

익숙해진 심야의 병원 복도는 정이 들지 않는다.
나는 매일 아침 어지러워하며 운전하고 나가서, 매일 새벽 몽롱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에게 변명하듯 이런 저런 사정을 얘기해줬다.
등을 어딘가에 기대면 잠이 쏟아진다. 카페인에는 내성이 생겼는지 이제 각성도 되지 않고.


장모님은 많이 나아지셨다.
조금의 여유를 찾은 우리들은 이제 엄마의 퇴원 후의 일을 지레 걱정하고 있다.
기운을 차리신 어머니가 '이제 집에 가자'라고 하셨던 목요일, 오랜만에 비가 멎고 눅눅한 서울에는 햇빛도 다녀갔다.

다음 주에는 아내의 헌운동화를 몰래 내다 버린 후 손 잡고 신발가게에 들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