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일 일요일

겨울마다.

겨울만 되면 지하주차장을 가득 멘 자동차들 때문에 자리가 없다.
여름날에는 언제나 비어있는 자리가 있는 것이니까 이런 현상은 미스테리다. 이 동네에 이렇게 자동차가 많았었나. 매년 겨울마다 많아지는걸까. 천태만상, 혹시나 남에게 불편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은 없다. 진입로에 가로로 세워두지 않은 것을 고마와할 지경. 언제나 늦은 시간에 귀가해야하는 나는 겨울철엔 집앞에 도착하여 주차를 위해 동네를 몇 바퀴 돌고 있어야 한다.

겨우 적당한 자리를 발견하여 미세한 손기술을 구사하며 비좁은 구석에 차를 밀어 넣고 어찌 어찌 악기를 빼내어 입김을 뿜으며 입구로 걸어오는 길에 비어있는 장애인을 위한 주차자리를 보고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래, 얌체처럼 지하를 메워버린 분들도 이런 정도는 지켜주는 걸거야. (절대 무슨 스티커를 붙이기 때문은 아닐거야)

좋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라고 믿으며 살자, 뭐. 귀찮고 불편한 일이야 원래 계속 겪어야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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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어둠 속의 고양이.

흰색 털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잘 보일뿐 아니라 아이포토에서 얼굴 인식도 완벽히 되고 있는, 셋째 고양이 꼼.

얘는 왜 부쩍 잡념도 많고 사색적으로 되어가는걸까. 어른 고양이가 되어 조금씩 덜 까부는 것,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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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새벽 모임.

새벽 다섯 시. 헤드폰을 벗고 방문을 열고 나와보니, 문앞에 이렇게들 앉아있었다.

분명히 뭔가 수군거리다가 멈춘듯 한데... 시침떼고 조용하게 쳐다들 보고 있었다.

보통 여섯 시에서 일곱 시 사이에 이놈들이 아내를 깨우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뭔가를 모의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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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4일 토요일

아이폰


어제, 아내와 나의 아이폰을 4S로 바꿨다.
iOS 5에 최적화된 기계를 쓰게 되니 지금은 가볍고 날 것 같음.

그런데, 저녁에 아내가 모임에 나갔다가, 각종 분야에서 언제나 난체하며 타인을 자주 비하하곤 하는 어떤 갤럭시 유저남으로 부터, ‘아이폰의 기능을 10%라도 제대로 쓰고 있느냐’는 비아냥을 받았단다. 그분 말하길 자신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10%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갤럭시 탭을 사용한다고 하는, 뭔가 이상하면서도 아주 잘 수긍이 가는 설명도 덧붙이면서.


요약해서 두 가지를 말해주고 싶은데, 자신이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한다고 해서 대부분의 남들도 비슷하리라는 생각은, 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관심도 호기심도 없으면서 동시에 이해력과 가치판단도 결여된 상태를 드러내는거다. 보통 그런 상태를 간편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무식하다…고 부른다. 무엇이든 '여자'에게 가르치려 드는 한국의 아저씨들을 그래서 남들이 모두 싫어하는 거란다.

그리고, 내 아내는 아이폰의 기능을 전부 죄다 써서 걱정이다. 참고로 지난 십여년 넘게 매킨토시만 써왔다. 그리고 우리는 맥 오에스로 연애를 하다가 결혼했다.

듣던 중 병신같은 소리였어서 굳이 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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