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5일 수요일

아이폰 완전탈옥

아이폰의 오에스를 3.1.3으로 업데이트하고 다시 탈옥을 해봤다.
이번엔 완전탈옥이라고들 말하는, 아이폰의 전원이 꺼져도 별도의 수작업이 필요없이 다시 켜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해보는 이유는 아마도 아직은 정식 OS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에 전화기의 모든 정보가 KT의 서버에서 사라져버렸었다. 내 잘못이었다. 그때에 큰 곤란을 겪었던 일로 수 십번 재 설치를 거듭하여 겨우 복구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백업을 해왔다. Cydia를 통한 것들은 Apt Backup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그 덕을 봤다. 백업해둔 설정까지 말끔히 복원할 수 있었다. 시스템의 설정들을 잊을까봐 그림 파일로 남겨뒀던 것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해줬다.
탈옥이 필요 없게될 오에스는 언제쯤 나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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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일 일요일

편안하고픈 고양이

우리집 연장자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이 귀찮게 하는 것이 싫다.
그냥 조용하고 따뜻한 곳이면 좋으니까 성가시게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그런데 젊고 어린 냥이들은 도무지 공경할줄 모르고 놀자고 덤비고 장난을 거느라 괴롭힌다.
어제도 셋째 꼬맹이 넘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등이며 옆구리를 맞고 물렸다고 했다.

큰 언니 고양이를 괴롭힌 꼬맹이는 그만 큰 언니 발톱에 맞아 코에 상처를 입었다.
집에 들어오니 사람 아내가 또 기운이 쪽 빠진채로 앉아있었다.
고양이와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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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일 토요일

순이가 나았다.

아픈 곳이 다 나은 후 순이는 하루 종일 칭얼거리며 종알 종알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닭고기 캔을 원했던 것이었나보다.
수술 후 체중이 줄었는데도 사료를 조금만 먹고 있어서 걱정했었다. 그러다 닭고기 사료를 줬더니 한 그릇을 뚝딱했다고 들었다. 깨끗하게 폭식을 한 뒤 세수하고 쿨쿨 자고. 그 후로 칭얼 칭얼이 멎었다.

표정은 밝고 눈망울은 초롱 초롱. 이제야 조금 안심이 되었다. 아내가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고양이 눈동자에 아이폰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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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레슨을 준비했다. 아내가 갈아서 준 삶은 콩을 한 컵 마시고 밴드 합주를 하러 나갔다. 오후 네 시 다 되어 겨우 한 끼 식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긴 시간 운전을 했다. 저녁의 일은 밤 열 시에 끝이 났다. 배가 무척 고팠다.
현관문을 열고 막 집으로 들어왔다. 집안 공기가 상쾌하고 좋은 냄새도 났다. 설거지대 앞에서 그릇을 씻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고는, 할말을 잊었다. 눈 아래에 짙게 그늘이 생겼고 하루 사이에 야위어진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술받은 고양이 순이는 하루 종일 종알거리며 쫓아다니고 수다를 떠는데 잠시도 조용하지 않고, 뭘 요구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큰 언니 고양이는 아내가 조금만 자리를 비워도 악을 쓰며 울어댔다. 그렇다고 품에 안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막내 고양이는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그만 깨끗하게 청소를 한 뒤 푸른색 세정액을 풀어놓은 변기 속에 빠져서 꽥꽥거리며 허우적대더라는 것. 뛰어가 고양이를 꺼내어주고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셋째 고양이가 눈을 희번득 거리며 다른 사고를 쳤단다.

막내 고양이를 구출하여 난데없는 목욕을 시작하려는데, 야단맞을까봐 겁이 났었는지 물 세례에 놀랐었는지 꼬마 냥이는 발톱을 휘둘러서 그만 아내의 입술에 피가 흐르는 상처까지 내고 말았다.

아침 부터 시작한 청소는 그 덕분에 밤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았고. 설거지통을 보니 한숨만 나오고.
아내의 얼굴을 보니 이건 뭐 마치 잘못을 한 것 처럼 미안했다.
내가 집에 왔을때에는 고양이들이 조용히 각자 자리잡고 잠을 자고 있었다. 하루종일 난리를 떨며 놀았으니 그들은 아마도 잠을 푹 잘것이었다.
지쳐버린 아내는 엎드린채 잠들어버렸다. 나는 아내가 그 와중에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고 조용히 집안을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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