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일 토요일

피로함 견디기


공연 장면의 사진을 보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얼굴에도 피곤이 가득 보였다.
힘든 일정에 수면부족이어서 피로한 것이야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진행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견뎌내어야했던 피곤함은 치명적이었다. 그런 것에도 털털하게 웃어넘기고 요령껏 잘 해나갈 수 있으려면... 도를 닦아야할 것 같았다.
공연 사진들이 도착하면 그제서야 기억이 날 것 같은데, 공연마다 체력이 손실되어서 자세한 기억이 없다. 웃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들만 파편처럼 떠오른다. 좋군. 그게 어디야. 일그러진 인상들이 기억나는 것 보다야 훨씬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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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일 금요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외국의 도시를 세 군데 돌아다니고 돌아오느라, 그쪽의 국내 항공사를 이용할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짐을 부리는 분들이 악기를 거칠게 다루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마왔지만 무게에 상관없이 짐의 갯수에 따라 돈을 받고 있는 항공사는 미웠다. 그런 줄을 알았다면 하드쉘케이스에 이펙터를 잔뜩 채워서 갔을 것이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30일 내에 다시 출국하는 고객에게 별도의 짐값을 물리지 않기도 했다. 버진 항공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드 케이스는 그동안 숱한 비행에, 아니면... 마구 던져진 덕분에 그만 너덜너덜해졌다. 악기가 과연 보호는 될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태가 되었다. 더 견고한 제품으로 장만해야 좋은 것일까.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장기 주차장까지 짐을 들고 밀고 걷는 동안 트렁크의 바퀴소리가 조용한 새벽에 성글게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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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8일 일요일

가방을 찾았다.

엘에이에서 시애틀로 떠나기 삼십분 전, 가방을 보관하고 계시던 분의 전화를 받고 안도했다. 임시 여권을 만들었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여권 발급을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을 겪는 일 정도는 괜찮다. 가방과 내용물을 그대로 되찾을 수 있었다.

아침 비행기로 멤버들과 시애틀 도착. 거리를 걷고 기타센터와 유니버시티 빌리지를 돌아다녔더니 거의 쓰러질 상태가 되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커피집에 구겨져 앉아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내일 시애틀 공연. 공연 후 새벽 네 시 비행기로 시카고에 도착하여 그날 저녁 공연.
어서 어느곳이라도 도착하여 푹 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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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여권 분실

어제 밤중에 정신이 없었다. 그만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 안에 여권, 지갑, 아이팟, 절반도 읽지 못한 책과 아끼는 이어폰이 들어있었다. 추적해볼 수 있는 분실장소가 뻔하여서 금세 찾을줄 알았는데 못찾았다.
일정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아침 일찍 영사관에 들러 임시여권을 만들었다.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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