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들으며 졸다가 잠시 눈을 떴더니 의자 하나 건너 옆의 인도인 아저씨가 큼직한 발을 내 곁의 의자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발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뭐라고 불평을 하기엔 터번 두른 아저씨의 표정이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 보여서 계속 견디고 있어야 했다.
인천과 울산, 마산에서 공연을 했다.
지역마다 좋은 공연장을 지어 놓았고, 언제나 감상하고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흥이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 부족한 것은 다만 성실한 공연자들과 부지런한 기획자들이다.
다음 주는 미국 공연이다.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몸은 덜 피곤하겠지만 미국에서의 공연 일정도 많이 빡빡하다. 한 도시에서 공연을 마친 후 밤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을 날아가 다른 도시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공연을 계속 이어가는 일정이다.
악기를 가능한 많이 챙겨가고 싶은 욕심과 짐이 무거울수록 곤란한 일이 많을 것이라는 계산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