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일 토요일

털실 상자 안의 고양이들.


얘들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다투기도 한다.
단지 먼저 들어가 앉아있었을 뿐이면서, 꼬마 고양이가 상자 속을 넘보는 것까지 뭐라고 나무라고 있는 샴 고양이 순이.
하얀 꼬맹이 녀석은 상자 안에 너무 너무 너무 들어가보고 싶었나보다.
우는 얼굴을 하고 떼를 쓰다가 순이가 비켜주자 얼른 들어가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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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실을 보내준 사람은 fatcat 이었다. 고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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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뭉치 속의 순이.


순이가 실뭉치가 담긴 상자 안에 들어가 앉더니 정말 좋아하고 있었다.
화장실도 참으며 나가지 않고 있었다.
아마 꼬맹이 고양이에게 상자를 빼앗기기 싫어서 버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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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9일 금요일

습기.


늘 차에 싣고 다니는 바람에 추위와 건조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었던 악기의 상태가 나빠졌다.
자주 가지고 다니지 않았던 나머지 악기들도 전부 네크의 상태가 이상해져있었다.

조금 더 세게 가습기를 켜두고 이틀을 지냈더니 전부 본래의 좋은 상태로 돌아왔다.
아침에 유리창의 두꺼운 가림막을 걷어 올렸다. 햇빛이 잔뜩 들어와 수증기를 비췄다.
늘 어둠 속에서 보고 있을 때엔 몰랐는데 제법 많은 물방울들이 퍼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혹시 고양이들에게 나쁠까봐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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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7일 수요일

그들의 꿈이 자랄까.

가르치는 학생들의 기념공연. 무대를 눈 앞에 두고 그들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아직 새 것이어서 윤이 나는 악기를 꽉 쥔 손들이 풋풋해 보였다. 십대의 시간을 쏟을 일을 찾았으므로 그들은 즐거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서핑보드에 올랐기 때문에 다가올 파도들이 험악하다고 해도 겁을 먹지 않을 것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 한 사람씩 불러서 튜닝을 도와줬다. 자신들의 연주를 마치고 내려올 때엔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순간에는 남을 의식하거나 인사를 주고 받는 것 보다 혼자서 묵묵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의 추억 속에 콘트라스트 강한 이미지가 한 장씩 남았으리라.

언제나 해도 좋은 것 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더 강요되는 사회이고, 무엇이 가치있는 일인가 보다는 무엇이 값이 매겨지는 일인가를 가르치려는 세상일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각자의 선택이 언제나 즐겁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공연을 보면서 그 아이들의 시작이 얼마짜리였는지 보다는 얼마나 재미있었는지가 되었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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