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2일 토요일

편안한 고양이.

잘 먹고 잘 뛰어노는 꼬마 고양이가 부럽게 보였다.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한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와 함께 살게 되어 행복해졌다면 참 좋겠다.
하루 종일 까불고 장난만 치려는 고양이 꼼.


.

2007년 12월 19일 수요일

평화로움.

조금만 더 자고 싶었는데 외출해야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고양이 순이가 곁에서 내 얼굴을 앞발로 꾹꾹 찔러보고 있었다. 나는 순이를 와락 끌어안고 선잠을 조금 더 잤다. 직전의 상황은 같은 자리에 순이 대신에 양아치 고양이 꼬맹이가 있었다.
낮에는 집안의 고양이들을 전부 목욕시켰다. 순이가 끝없이 투덜거리면서 씻겨지고 있는 동안 다른 고양이들은 욕실 문 앞에 줄지어 서서 근심어린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욕실 앞에 줄을 선 순서대로 한 마리씩 목욕을 했고, 그 털북숭이들을 말려주고 닦아주느라 여러 장의 수건이 흠뻑 젖었다.
겨울의 정오 무렵. 창문에는 햇살이 가득하고 목욕을 마친 고양이들은 기분이 좋아져서 각자 자리를 잡고 졸기 시작했다. 기껏 아내가 바닥 청소를 해놓았더니, 빗질이 끝난 뒤에 굴러다니는 고양이 털들로 다시 어지러워졌다.
마음도 개운해졌고, 차가운 강바람이 불고 있는 한 낮의 공기가 상쾌했다.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을 하나씩 쓰다듬어 줬다. 평화로운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곧 악기를 들고 집을 나와 일터로 떠났다. 아내는 아마 다시 청소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

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녹음실.


오랜 친구와 나란히 앉아 악보를 앞에 두고 음악을 조물락거리고 있었다. 햇빛은 밝았고 방안은 따뜻했다. 건물의 높은 층에 녹음실이 있는 것이 더없이 좋았다. 지하가 아닌 것만으로도 상쾌했다. 문제는 흡연이었다. 담배 피우면 혼을 내겠다는 협박 문구들 때문에 녹음하는 내내 현관 밖으로 나가 덜덜 떨며 담배를 피웠다.
미국 흉내내기의 일환으로서의 금연정책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다) 문화 예술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라던가 하는 통계자료는 나올 수 없을까, 생각했다. 무엇인가 좋은 느낌이 들만하면 담배를 피우기 위해 나갔다 들어오느라고 양질의 음악을 녹음할 수 없었어요... 따위의 핑계를 댈 수 있다면 좋겠다.



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가방을 좋아하는 고양이.



내가 맥북을 담아 들고 다니는 가방은 (벌써 꽤 오래도 썼다) 대단히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함께 사용하고 있는 기타가방과 함께 지난 수 년 동안 어디에나 같이 다녔다.
재봉선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하는 것은 물론 없고 여전히 새것처럼 편하고 견고하다.
고양이들이 마구 잡아 뜯어놓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더 쓸 수도 있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샴고양이 순이가 가끔씩 발톱을 다듬느라 긁어놓았었고, 이제는 쬐그만 양아치 고양이 녀석이 제 장난감삼아 마음껏 유린하며 지낸다.
가방의 등받이부분이 푹신하고 편해서 순이도 자주 올라가 졸고는 했었는데, 이 녀석은 아예 손잡이 끈에 얼굴을 걸고 잠을 퍼자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