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7일 목요일

악기.


이틀 뒤의 공연을 앞두고, 단시간에 많이 연습을 했다.
비가 내리는  아침에 음악을 틀어놓고 악기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다.

드라이브가 조금 걸린 베이스의 음색을 계속 생각해왔었다. 베이스 옥타브와 드라이브 사운드를 가지고 싶어졌다.
TECH 21의 산스 드라이브는 사용하다가 팔아버리고 없다. 다시 그것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은 당분간 없는데, 다른 사용자들의 느낌과는 반대로 너무 원래의 소리를 왜곡해버린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전 내내 악기를 검색하고 나니 비가 잠시 그쳤었다.
커피를 내려 한 잔 마시고 집안 청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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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식구들.


아내가 살던 동네에 가면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운영하시는 상점이 하나 있다.
그분은 늘 길고양이들을 위해 가게 문 옆에 먹을 것과 마실 것들을 준비해주고 있었다.
그곳을 지날때마다 그 자리에 찾아와 배불리 먹고 아저씨에게 아양을 떨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그 가게 앞에는 역시 고양이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있었다. 잠시 세워둔 내 차 아래로 그중 세 마리가 모여들더니 친근한 얼굴로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이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답지 않게 깨끗하고 건강해보였다.
상점 아저씨가 두 번이나 좋은 새 주인을 만나 호강(?)을 하라고 동네 주민에게 어린 고양이를 줘서 보냈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양이들은 며칠 지난 후 모두 탈출하여 가게 앞에 찾아와 소리 높여 울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점 아저씨는 가게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고 했다. 그런 설명을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목소리는 어쩐지 자랑하는 어투였다. 그럴만도 하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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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졸고 있던 오후.


연휴의 마지막 날 오후, 집안의 모든 고양이와 사람들이 쿨쿨 자고 있었다.
순이는 뒤적거리며 푹신한 곳과 서늘한 곳을 오가면서 잠을 잤고, 까망이 쿠로는 버섯집을 차지하더니 아예 바닥에 등을대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언니 고양이 에기는 바닥에 코를 대고 침을 흘리며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하였다.

나는 모두의 잠을 깨울까봐 음악소리도 내지 못하고 혼자 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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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순이 치료하기.

털을 일부 깎고 올리브 오일을 발라줬다.
순이의 고양이 여드름 치료과정을 가끔씩이라도 적어두면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짤막한 정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순이의 경우 비교적 빨리 증상을 발견하게 되었고 곧 집안에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미 5주 정도가 지났다. 이제 더 악화되어지지는 않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긴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니 안심할 수는 없었다. 오래 신경을 써줘야할 것 같다.

우선 플라스틱 용기를 사기그릇으로 바꿔줬고, 모질 개선 크림의 한 종류인 Groomer's Goop 를 구입하여 고양이의 턱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검게 털위에 붙어있던 것들이 녹아서 떨어지게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번지는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 하루만 지나도 다시 넓은 부위에 새로 생겨나고 있었다. 매일 한 번씩 면봉과 화장솜으로 닦아주는 것만으로는 점점 깊이 붙어있는 것들을 녹여없애기 힘들었다.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여 말끔히 닦아줄 수 있었다.

고양이의 털을 깎아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턱의 털들을 짧게 면도해주고 올리브 기름을 사용하여 오래 마사지를 해줬다. 그리고 다시 면봉 등을 사용하여 턱을 닦아내면 곧 털에 붙어있던 찌꺼기들이 모두 녹아 떨어져나오는 방법으로 매일 관리를 해주고 있는 중이다. 언제나 소독약이라든가 소독용 에틸알코올을 사용해서 기름으로 닦아낸 턱을 소독해주고 있다. 턱에 묻은 기름기는 역시 모질 개선과 피부에 좋다고 하는 Avo-Derm 샴푸로 씻어주고 있다.

고양이의 털을 깎아주는 일은 몹시 어렵다.....고들 하는데, 사실이다. 순이의 경우 어처구니 없는 도구가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조금 웃기지만 남자용 콧털깎는 면도기를 사용했다. 소음이 적고 힘이 약해서 고양이 순이를 안심시킬 수 있었다.

고양이 여드름은 방치하면 쉽게 피부 깊숙히 파고 들어가서 곪아 버린다고 했다. 다행히 순이의 경우는 아직 그 정도는 되어있지 않지만 그러나 자주 문질러 닦아주는 과정에서 털이 함께 뽑히고는 했고 턱의 약한 피부에 빨갛게 상처가 나기도 했다. 이것을 잘 소독해주고 염증으로 되어지지 않도록 주의했다.

고양이 순이가 빨리 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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