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7일 월요일

선반에 앉은 순이.


얌전히 앉아 있던 고양이 순이를 선반위에 앉혀보았다.
고양이들은 우선 어딘가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인지, 순이는 내려올 생각하지 않고 두리번거리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순이의 요청으로 한 칸 더 높은 선반에도 앉혀줬는데, 너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려 할 것 같아서 다시 안아 바닥에 내려줬다.

고양이들과 놀며 책이나 읽고 살면 좋겠다.
나는 고양이처럼, 적당한 곳에 올라가 앉으면 즐거워하고 조금 찬 바람이 불면 몸을 말은채 쿨쿨 잠이나 자고 싶어지게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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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4일 금요일

TV 보는 순이.


순이가 택배 상자 안에 들어가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TV를 켜줬다.
순이는 상자 안에서 편안한 자세로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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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 발견.


이 동네에서 커피집을 발견했다.
평소에 잘 다니지 않는 곳에 있었어서 미처 몰랐었다.
커피자루가 반가왔다.

원두를 사가지고 와서 몇 차례 커피를 내려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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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2일 수요일

어린이의 기억.


조카 녀석은 내가 연주하는 공연을 어쩌다 보니 몇 번 구경하게 되었다. 
그 아이는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어린이에게 묻지 않는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 즐길줄 아는 상태, 정보도 관념도 필요없이 좋아할 수 있던 시절에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면 나의 지금도 뭔가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흥미로와하는 거의 모든 것에 제약과 금기가 먼저였던 시절을 보내야 했던 나와, 온갖 즐거운 것에 노출되어있던 어릴적 경험을 가졌던 조카와의 차이는 훗날 어떻게 다를까. 그런 것을 궁금해했다.

나의 연주가 어찌되어가는지는 자신과 상관없으므로, 조카는 그냥 소리가 들리는대로 춤을 추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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