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4일 금요일

TV 보는 순이.


순이가 택배 상자 안에 들어가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TV를 켜줬다.
순이는 상자 안에서 편안한 자세로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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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 발견.


이 동네에서 커피집을 발견했다.
평소에 잘 다니지 않는 곳에 있었어서 미처 몰랐었다.
커피자루가 반가왔다.

원두를 사가지고 와서 몇 차례 커피를 내려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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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2일 수요일

어린이의 기억.


조카 녀석은 내가 연주하는 공연을 어쩌다 보니 몇 번 구경하게 되었다. 
그 아이는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어린이에게 묻지 않는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 즐길줄 아는 상태, 정보도 관념도 필요없이 좋아할 수 있던 시절에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면 나의 지금도 뭔가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흥미로와하는 거의 모든 것에 제약과 금기가 먼저였던 시절을 보내야 했던 나와, 온갖 즐거운 것에 노출되어있던 어릴적 경험을 가졌던 조카와의 차이는 훗날 어떻게 다를까. 그런 것을 궁금해했다.

나의 연주가 어찌되어가는지는 자신과 상관없으므로, 조카는 그냥 소리가 들리는대로 춤을 추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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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1일 화요일

순이, 착하다.


함께 살게된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집안의 공간들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게 된 것을 새로 배운 고양이, 순이.
순이를 안아올려 어깨에 태우고 집안을 걸으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기도 했고,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해보기도 했었다. 내가 그렇게 하거나 말거나 순이는 내 어깨를 움켜쥐고 그르릉 소리를 내며 좋아하였다.

아내를 잘 따르고 좋아해주고 있어서 그것도 고마왔다.
버리려고 내놓은 큰 상자 안에 들어가서 함께 놀아주기를 바라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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