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3일 월요일

조금 신이 나있었다.


매주 공연의 연속이었다.
이제부터 다음달 초에 시작하는 큰 공연을 준비하게 된다.
다음달의 공연들이 기대된다.
나는 조금 들떠있기도 했고 마음껏 즐기고싶어하기도 했다.
나는 나의 것이 아닌 박수를 받거나 내 몫이 아닌 즐거움을 내것인 것 처럼 여기며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더 연습하고 더 겸손해야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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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먹는다.


먹는 양이 조금 줄었는가 했는데, 어김없이 나는 다시 잘 먹는다.
제때에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생활을 하다보니 폭식을 하는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걱정해주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 나는 엄청나게 잘 먹는다.
비타민이 필요하다던가 뭔가 몸에 좋은 것을 섭취해야한다던가 하는 말도 귀담아 듣고 있다.
내 생각에 나는 하루 두 번 정도만이라도 제대로 끼니를 챙겨 먹으면 아프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게을러서 굶을 때가 많다.
맛있게 음식을 먹다가, 내가 정말 식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곁에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짝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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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가 뒹굴며 좋아했다.


오랜만에 조금 시간이 생겨서 피로했던 몸을 충전하기도 했고, 바람도 쐬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새벽부터 시작된 몸살 기운이 다시 도져서 오한으로 벌벌 떨며 이불 안에서 앓고 있어야 했다.
스웨터를 입은채 두꺼운 이불 속에 누워서도 추워서 떨고 있다보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한참만에 집에서 뒹굴 수 있는 틈이 생겼는데 나는 정말 아파서 뒹구느라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고마운 약을 넙죽 받아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한참을 자고난 후에야 겨우 기운을 차렸다.

고양이 순이는 늘 지내던대로 평화롭게 집안을 뒹굴며 있다가, 방문을 열고 비틀비틀 걸어나오는 나를 보더니 누운채로 고개를 들어 인사를 했다.

나는 순이에게, '그래, 너는 부디 조금도 아프지 말거라, 고양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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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2일 일요일

잘 나이들면 좋겠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인상이 좋다는 인사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나에게 까칠한 성격이라고 하기도 했다.
어떤 애는 나한테 친절하다고 해주기도 했고,
어떤 놈은 날보며 잘난 체하고 산다며 이죽거리기도 했다.

새로 만나게 된 어떤 분은 나더러 표정이 좋으세요, 라고 해주기도 하고.
며칠 전의 어떤 분은 지나가는 말인체 하며, 고생 좀 하셨나봐요, 라고 하기도 했고.
오래 전 부터 알던 어느 분은 내 앞에서는 직접 말도 못하면서, 돌아다니며, '그 새끼 싸가지 없다', 라는 말을 하고 다니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오래된 어떤 분은 내가 살아가는 것을 칭찬하고 격려만 해주시며 용기를 주시기도 하고.
오래 만나온 친구는, 네 얼굴은 참 웃기게 늙고 있구나, 따위의 말을 했다.
옛 친구는 앞뒤도 없이 어디 아프다더니 망가졌구나,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도 하고.

무슨 말을 듣는다고 해도,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사람으로 나이를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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