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5일 수요일

빅터 우튼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올해 자라섬에는 이 분이 오신다고 한다.
정말 와준다면 이번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작년보다도 대단하겠군...
조 자비눌과 색소폰 부는 빌 에반스도 오신다고 들었다.
무슨 팝스타를 기다리는 계집아이라도 된것 처럼, 마음이 들뜨고 있다.
'쥑이는' 가을이 되겠군.

글을 쓰다가 검색을 해보니 그 사이에 자라섬 공식홈페이지가 열렸다. 랜디 브렉커가 빌 에반스를 데리고 온다고 한다. 마이클 브렉커는 여전히 병중이기 때문에 빌 에반스로 바뀌었나 보다. The Zawinul Syndicate, Victor Wooten Band를 한 무대에서 뵐 수 있다니.




.

2006년 6월 29일 목요일

고양이와 마주 보며 음악을 들었다.


처음엔 고양이 순이가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했다.
마주 보며 오래 앉아 있었다.
나중엔 순이가 나와 함께 있는 것을 많이 좋아하는 것인가 보다, 라고... 내가 편한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순이가 골골 소리를 내고 있다. 졸지도 않으면서 곁을 떠나지 않고 서로를 쳐다보며 앉아 있는 중이다.
이제야 알았다. 순이도 나와 함께 피아노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인가 보다.



.

주의 主義.





오스기 사카에 자서전을 읽었다. 옛날엔 사회주의, 북한과 일본의 공산주의에 대한 책에 늘 이 사람의 이름이 '오오스기 사카이'라는 발음으로 적혀있었다.솔제니친의 '떡갈나무를 들이받은 소'라는 책도 요즘은 '송아지 떡갈나무에 들이받히다'라는 제목으로 팔고 있다.
오스기 사카에 자서전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들만 하고 있지만... 아무리 옳은 표현이라고는 해도 에코의 소설로 팔리고 있는 '푸코의 진자'는 아무래도 '푸코의 추'라는 초판의 제목이 더 정감있다. 이미 머리속에 새겨진 심상때문인가. 이런 것들이 몇 개 더 있었는데 나중에 생각나면 써둬야겠다.

오스기 사카에의 자서전은, 정말 구경하고 싶던 그의 죽음 직전의 상황은 적혀있지 않았다. 당연히 자서전이므로 죽기 직전의 일들을 자신이 차분히 기록하고나서 살해당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대신 궁금했던 그 당시의 풍경을 훔쳐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떠돌아다녔던 중국과 서유럽과 파리에서의 이야기들이 볼만했다. 나는 어릴적에 이런 사람들을 동경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같다. 그냥 그랬었나보다, 하는 정도.
나는 지금 매사에, 모든 타인들에게, 주변의 환경들에 너무 무디고 무감한지도 모르겠다. 자유로운 인생이라는 것은 허상임에 틀림없다.



.

2006년 6월 28일 수요일

기운이 빠졌다.


일찍 일어나 집안청소를 말끔히 하고 나갔다 왔다.
고양이 순이가 나를 유난히 반겼다. 꼭 집안이 깨끗해서가 이유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고양이들은 환경이 깨끗해야 기분 좋아하는 것 같다.
순이는 이리 저리 뛰어다니더니 금세 사전을 베고 누워 자고 있다.
나는 기운없이 하루 종일 걸었다. 그 때문인지 엉뚱하게 먹고싶은 것들이 생각나고, 괜히 배가 고프다.
오늘 하루동안의 지하철, 버스요금을 합치면 확실히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 보다 오히려 돈이 많이 든다. 불합리한 것 아닌가 했다. 그런데 시내에서 덕소역으로 향하는 전철의 분위기가 정겨웠다.
오늘은 어떻게 해봐도 기운이 나지 않는 날이었다.
나도 순이처럼 책을 베고 누워 자버리고 싶어졌다.

--
내 꿈, 점점 잘 맞는다. 꿈꿨던 것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피할 수도 있었던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