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6일 목요일

고요함.



아무리 빠르고 소란한 음악이라고 해도 고요한 순간들이 있다고 했다.
요즘은 그런 고요함을 자주 느낀다. 오만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어떤 여유가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연이 끝나고 어느 분이 찍어준 사진들을 보았더니 언젠가부터 나의 몸짓도 변해져있었나 보다. 자세도 그렇고.
긴 연주를 끝내고 나서도 허리와 다리가 아프지 않았다. 긴장하더라도 움츠러들지 않고 기분을 내더라도 흥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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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3일 월요일

녹음실.



이 달의 세 번째 녹음실.
오늘 갔었던 이 녹음실의 프리앰프도 참 좋았다.
베이스만을 위한 좋은 프리앰프들이 많이 있다. 언젠가 좋은 것으로 한 개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의 녹음실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맥 오에스에 프로툴즈, 그리고 엔지니어는 모두 여자분들이었다.
이런 녹음실에만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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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1일 토요일

전화기를 사야한다.



잠을 못 자다가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잠결에 진동으로 해뒀던 전화기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에 놀라서 깨었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화가 났던 것도 아니었는데, 너무 침착하게 눈을 감은채 전화기를 잡아서 벽에다 냅다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그 직후에 눈을 크게 뜨고 벌떡 일어났다. 고양이 순이가 맞았으면 어떻게 하지?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순이는 자고 있다가 괜한 소란이 싫다는 듯 침대 밑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런데 지금 전화기의 전원이 더 이상 켜지지 않는다.

어제 다녀왔던 녹음실에서 사진을 찍어왔다.
맨 위의 api 프리앰프 소리가 좋았다.
아발론과 저것을 번갈아 사용해보았다.

그리고 이제 전화기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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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7일 토요일

집에 가고 싶다.


정초부터 계속되었던 일들 때문에 정신을 못차렸다.
나는 뭐니뭐니 해도 '노는 시간'이 보장되어야 계속 움직이고 일할 수 있다.
자꾸 길을 잃은 것 같고, 뭔가를 잃어버리고 다니는 것 같았다.
상실감인지 우울함이지, 바쁠수록, 연주를 많이 할수록, 집에 돌아오는 길이 쓸쓸했다. 살고 있지만 어쩐지 내집은 아닌 기분.
악기의 줄을 갈아 매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것을 구경하는 순이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 뒤통수가 귀여워서 나는 그만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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