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술을 먹지 않는데, 지난 이틀 동안 편의점에서 사 온 값싼 와인 한 병을 다 먹었다. 지금은 큰 병에 남아있던 위스키를 마저 비웠다. 어제만 하더라도 하루 종일 수 십 개의 속보가 쏟아졌다. 모든 소식을 따라가긴 해야겠는데 나는 공연 셋리스트가 몇 번 바뀌는 바람에 새로운 곡을 외우고 연습해야 했다. 유튜브 뉴스 화면이 두 세 개 띄워진 모니터를 쳐다보며 연습을 했더니 모두 외워지긴 했는데 뭘 했는지 잘 모르는 지경이 됐다.
열 네 시간 후에 내란과 군사반란범의 자격을 정지 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 결정이 된다. 그 시간 즈음 나는 리허설을 마치고 한 시간 후에 시작할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한쪽 모니터엔 국회 앞을 비춰주는 문화방송 유튜브 채널을 마냥 띄워 놓고 있다. 밤이 길고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