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30일 목요일

준비


 두 주 전에 가까운 곳에 볼일이 있어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스티어링 휠의 느낌이 좋지 않았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에 뭔가 심각한 것을 느꼈지만 잠깐 멈춰서 살펴볼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십여킬로미터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앞쪽 바퀴에 아주 큰 못이 박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내가 그것을 보고, "또?" 라고 말했다.

그 날엔 근처에서 우선 타이어를 땜질하고 돌아왔다. 뾰족한 것을 밟는 바람에 타이어가 납작해질 수도 있고 도로를 달리다가 화물차에서 떨어진 작은 돌 때문에 앞유리가 깨질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유난히 그런 일을 자주 겪는다. 이건 주의한다고 하여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내가 멍청한 것과 관계가 없다. 이번엔 목포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못을 밟았고,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새벽에 집까지 운전하여 온 모양이었다. 이건 멍청한 것과 상관이 있겠다.

이틀 전에 모친을 모시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아무래도 새 타이어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간 바람에 한 시간 넘게 기다려 타이어를 교환할 수 있었다. 쓰고 있던 타이어는 수명이 많이 남지 않아 있었다. 올 겨울에 먼 길을 다녀올 일이 많다. 겨우 타이어를 교환한 것 정도로 뭔가 준비를 많이 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