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6일 일요일

겨울

 

바닥을 따뜻하게 해줬더니 고양이들이 바닥에 붙어 뒹굴고 있었다. 겨울이 되었다.

열세살 짤이, 열네살 이지는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채혈을 하거나 며칠에 한 번씩은 피하수액을 맞고 있다. 스스로 먹지 못하는 두 마리 고양이를 위해 아내는 하루 종일 사료를 갈거나 개어서 묽게 만들어 손가락으로 떠먹이는 생활을 여섯 달째 하고 있다.

일곱살이 된 깜이는 언니들이 함께 놀아주지 못하게 된 뒤로 심심하다. 사료가 담긴 그릇 앞에서 혼자 먹고, 고양이들 근처를 어슬렁 거리다가 내 곁에 다가와 떼를 쓰기도 한다. 어른 고양이들이 아내의 침대 곁에서 잠을 자는 동안 깜이는 내 머리맡에 와서 베개를 같이 베고 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