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를 두 개 가져가서 리허설을 해보고 한 개만 사용하기로 했다. 패시브 악기의 네크 상태가 약간 안좋았기 때문이었다. 자동차에 악기를 다시 가져다 두고 오는 나를 함께 갔던 아내가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았다. 쓰지도 않을 것을 무겁게 왜 들고 온 건가, 했는가 보다.
연주를 하지 못하고 지냈던 기간이 그렇게 길어질줄은 몰랐었다. 다시 공연을 하러 한 해 동안 여러 지역을 다니는 일은 피로했지만 힘들게 여겨지지 않았다. 리허설을 하면서 우리가 특별하지도 않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대수로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두 시간 공연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집에 돌아올 때에 어딘가 정신이 멍해져서 두 번이나 길을 잘못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