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7일 월요일

병원.


월요일 아침, 출근시간.
도로는 정말 막혔다. 꼬박 한 시간을 운전하여 부모님 집에 도착했다.
두 분을 태우고 내비게이션이 시키는대로 옛 강변로를 따라 갔다. 금호동을 지나고 반포 다리를 건넜다.

진료를 받고 약을 사오면 끝나는 일정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했던 혈액검사와 소변검사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만일 아버지의 암세포가 여전히 펴져있다면 방광을 절제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곁에 앉아있던 모친과 환자인 아버지 두 분이 동시에 손을 내저었다. 더 수술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고 하고 있었다. 의사가 시선을 나에게 돌려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선 방광경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본 다음 다시 진료를 하자고 했다.

방광경 검사를 마치고 진료실에 다시 들어갔다. 나쁜 것은 또 다시 무엇인가가 발견된 것이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크기가 아주 작다는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나는 곁에 있는 두 노인이 다시 이상한 말을 할까봐 급히 달력을 꺼내어 의사와 함께 수술 날짜를 약속했다.

입원을 위해 협진을 받기 시작했다. 갑자기 예정에 없던 일들을 해야 했다. 내분비과에 들러 진료를 받고, 혈액검사를 다시 했다. 순환기내과에 들러 진료를 받고, 각각 한 시간 간격으로 심뇌혈관과에 들르고 마취과에 가서 협진을 이어 받아야 했다. 심혈관과에서 지난 번 스텐트 시술을 했던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되어 며칠 후 심장초음파 촬영을 새로 예약했다.

많이 걷고 오래 기다리느라 두 노인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했다. 나는 일부러 계속 선채로 있었다. 결국 심장초음파 촬영과 재진료를 마친 후에 마취과 협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수술동의서는 다음 주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한 뒤에 쓰기로 했다. 아침 아홉시에 도착했는데, 해가 저물 때가 되어서야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부모 두 분을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돌아올 때에는 퇴근시간이어서였는지 도로의 정체가 지독했다.
집에 돌아왔더니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뛰어 나와 반겼다. 몸이 편하지 않은 꼼이는 방안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손을 씻고 꼼이에게 다가가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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