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6일 수요일

고드름


햇빛에 반짝거이는 눈 위로 발이 푹푹 빠졌다. 어제와 오늘 이른 시간에 눈빛으로 환해진 세상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고드름을 봤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왔다. 투명하고 냉정해보이는 고드름 구경을 했다.

어제 늦은 밤에 미끄러지며 운전을 하고 있는데, 위험한 빙판길을 어느 소녀가 스쿠터에 올라앉은채 비틀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잔뜩 빨개진 얼굴로 두 발을 바닥에 디딘채로,  스쿠터의 바퀴는 자꾸 헛돌고 있었다.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잠시 차를 멈춘채 길을 비켜줬다. 지나가는 그의 뒤에 빨간 상자가 보였다. 무슨 무슨 치킨이라고 적혀있었다. 닭집 사장님 입장에서야 뭐 다른 마음이겠지만, 배달 시켜야만 했나. 그런 위험한 얼음길이었는데? 이런 날씨에 배달을 시키는 사람들도 조금 생각을 다르게 해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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