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가족들이 늘고 맨날 보는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장난이나 쳤지 얘는 몇 살이고 쟤는 올해 몇이냐를 셈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투정 많고 까탈스러운 녀석이 무신경한 나와 살면서도 참 무던하게 컸다. 지금이야 집에서 아내가 늘 돌보고 응석을 받아주지만 어린 시절에는 새벽에 돌아오는 나 때문에 맨날 혼자 집에 남아 혼자 놀며 시간을 보냈을텐데. 그것이 많이 미안했다.
이젠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와 코를 부딪히며 뽀뽀를 해주는데, 큰 선심을 베풀고 있는 것 같아서 황송하다.
저 위의 일곱살짜리와 함께 두 고양이가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사 년이 되도록 둘은 친해지지 못하였다. 더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되니까, 지금처럼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주면 좋겠다. 잘 먹고 잘 누고 아픈적 없으니 그게 고맙다.
카메라에 익숙한 에기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다소곳하게 앉아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