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레슨을 하고있는 어린 학생들을 자주 만났다.
갑자기 이렇게 스물 몇 살의 내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 손모양은 엉성하고 표정은 더 건방지다. 그런 주제에 당시의 나는 스스로 아주 연주를 잘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우습기 짝이 없지만 나름대로는 뭐 대견했다. 어찌되었든 지금에 와서는 창피하다. 지금 만나게 된 학생들중에도 훗날 악기를 메고 다닐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한 굴곡들이 많았던 나의 어린 시절과는 아주 많이 다르겠지.
그 시절이 그립다기보다도... 별것 아닌 일들 앞에서 즐거워하고 당황하고 기뻐하고 낙심하며 보냈던 어릴적 기억들이 많이 생각났다. 별로 소중하다고 하기도 뭐하지만 그렇다고 의미없지도 않다.
다음에 또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당시의 나의 모습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기억하는 나와 남이 기억하는 나는 얼마나 달랐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