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8일 일요일

길바닥에서.


아스팔트 위에 앉아서 양초를 쳐다보고 있었다.
과거의 일에 집착하는 것과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는 것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
지나온 행적에 대한 기억도 판단도 정의도 내리지 못하면서 오늘을 바르게 살 수 있을까.
뭐 어떻게든 숨이 붙어있으면 살아지기야 하겠지만, 그것으로 좋다고 하면 한심하지 않은가 했다.

행동하지 않아도 좋다. 보이지 않는 선의 어느쪽에 가서 꼭 서있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선이란 각자 긋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생각은 스스로 할줄 알면 좋겠다.
서툴더라도 판단하려고 애써봐야한다. 미숙하더라도 고민을 하여 답을 얻어내려고 해봐야한다. 그런 것도 없이 그냥 되는대로 쓸려다니며 살다보면 남이 정해준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세상을 쥐락펴락하려는 무리들의 도구로 쓰여진다.
옳지 않은 것, 비열한 것, 모순이나 기만 앞에서 반드시 맞서 싸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각하는 법은 스스로 배워야한다.
그게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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