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7일 토요일

노브라.


나는 노브라를 옹호한다는 정도로는 조금 부족하고, 적극 지지한다.
한번도 남자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나는 십대 시절, 등교길에서 또래의 여자아이들의 등짝을 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었다. 뭐라고 그렇게 두터운 천과 철사로 가슴을 칭칭 감고 다녀야 하는 걸까, 했다. 그것이 규칙이고 지켜야할 관습이라면 이게 무슨 문명사회인가, 했었다.
맨살이 옷에 스치거나 하면 민감하고 아플 수도 있어서 그렇다면 할 수 없어도, 다른 이유로 그렇게 얽매여야 한다면 코르셋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에 더 편하다거나 또 다른 실용적인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경우에, 도대체 왜 여자들에게 가슴을 동여메도록 강요하는 것인가. 이것은 우습고 야만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 여자라면 그렇게 말하겠느냐'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여자는 네 것 내 것이 아니고 그냥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그랬었다.
사내들의 세상은 여전히 우둔하고 무식하며 질이 낮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