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25일 화요일

연주자의 시작.


기타리스트 경천 형님과 긴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었다.
술은 없이, 커피만 마시며.

"그때 동네의 중국인이 그만 의처증이 생겨서, 젋고 예쁜 아내를 간수하지 못하겠던지... 어느날 갑자기 마누라를 데리고 대만으로 가버렸지. 그때까지 나는 드럼을 쳐보겠다고 맨날 북을 두드리다가 그 중국인이 버리고 간 전기기타를 처음 만져보게 되었던 거야. 그게 시작이었지 뭐. 무슨 음악적인 계기 같은 것은 없었지."

그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이 잘 연결되지 않았지만, 편집이 덜 끝난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했다. 경천 형님은 지금도 연습을 많이 하신다. 불 꺼진 어두운 무대 위에서 그 분 혼자 연습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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