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0일 일요일

운동.


영하의 기온이 될 무렵 부터 쉬고 있던 자전거 타기.
오랜만에 걸터 앉아 조금 페달을 굴려봤을 뿐인데 잘 처방된 약물을 마신듯 기분이 나아졌다.
결국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다.
바람 빠진 바퀴에 공기를 채워 넣는 중에 지난 여름에 다니던 길들이 떠올랐다.

이 기구는 밴드리더님이 선물해주셨다.
자전거에 취미를 붙인 멤버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으셨던 듯. 고맙게 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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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9일 토요일

아내의 그림.


아내가 그린 고양이.
수염까지 그려 넣으면 그림이 완성될까봐 비워두고 있는가보다.
이 애는 아내의 친구네 고양이인데, 나는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림을 자주 보았더니 고양이와 아는 사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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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0일 목요일

겨울이 너무 길다.


손이 시려운 실내 온도인데, 고양이 순이는 곁에 다가와 스탠드 조명을 쬐며 졸고 있었다.
올겨울 보다 더 추웠던 겨울들을 여러번 보내보았다. 그런데도 이번 겨울은 너무 춥고 길다.

어쩐지 봄이 온다고 해도 추워할 것 같고 여름이 되어도 가슴 속은 시릴 것 같은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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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그림, 공연, 커피와 사람.


날짜를 미루었다가 아내의 그림이 전시되어있는 곳에 갔더니... 오늘이 글쎄 마지막 날이었다고. 조명은 이미 꺼져 있었고 하나 둘씩 작품 철수 중.
진작 시간내어 들러서 조금 멋나게 축하 정도는 해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그림을 그린 당사자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는지 모르고 있었다.
뭔가 미안해하지 않기도 그렇고... 좀 이상한 상황.

아내는 킬킬 웃으며 그림 옆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그 자리에서 벽에 붙어있던 그림을 툭 떼어 내어 집에 가지고 돌아간단다.

나는 공연 리허설 시간에 맞추어 출발을 하느라 서둘러 떠나야 했다.


올해의 마지막 공연.
짧은 분량의 작은 공연이었지만 리허설 때 부터 편안한 앰프 사운드.
(DB751 + 두 개의 DB410 캐비넷. 디렉트 박스 대신 내장된 밸런스 단자를 써보면 어떨까 궁금해했는데 계속 바쁘게 움직이던 스탭분들의 일을 번거롭게 해드리기 싫어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좋은 소리로 한 해의 끝 공연을 할 수 있었어서 기분 좋았다.


공연을 마치고 멤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마침 친구의 커피집과 가까운 곳이었어서 동료들과 헤어진 후에는 그곳에 들러 하루를 마감하는 커피도 한 잔. 맛은 별로였어서 성의없이 내려준 티가 났지만.

커피집은 친구 녀석의 둥지 같은 느낌이 있었다.
좋은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니 더 좋은 일.
갓 볶은 커피향기가 사람을 안심시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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