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6일 화요일

개를 구경하는 고양이


심야에 안성기 아저씨가 해설을 하신 '북극의 눈물'을 보고 있었는데, 막내 고양이 녀석이 TV 앞에 앉아서 북극곰 구경, 개 썰매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가리지 말고 좀 낮게 앉아달라고 부탁했더니 한 걸음 뒤로 내려와 앉아줬다. 그래, 장하다.


,

아이폰이 난리다.


신제품도 아닌데 몇 년이나 지난 후에 겨우 국내에 들어온 가전기기를 가지고서 화제도 많고 구설도 많다.
업계의 비겁함이나 유난떠는 일들은 그들의 일이니 상관할 것 없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기나 하면 좋겠다.

내일 날짜로 아이폰의 새 펌웨어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두어 달 후에 일주일간 외국에 가게 되어있다. 탈옥상태인 내 아이폰은 방전이 되거나 리부팅을 해야하거나 하면 먹통이 될 것이다. 내 입맛에 맞게 수정해놓은 상태 그대로 잘 쓰고 싶은데, 새 펌웨어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좋아진다면 탈옥을 그만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계의 상태를 걱정하며 사용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우선은 대용량 배터리를 준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

2010년 1월 20일 수요일

함께 나이든 고양이들.


깜짝 놀랐다. 나이에 'ㄹ' 대신 'ㄴ'자가 붙은 후에 내가 지나보내는 세월을 신경 안쓰고 살다보니, 고양이 순이가 일곱 살이 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고양이 가족들이 늘고 맨날 보는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장난이나 쳤지 얘는 몇 살이고 쟤는 올해 몇이냐를 셈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투정 많고 까탈스러운 녀석이 무신경한 나와 살면서도 참 무던하게 컸다. 지금이야 집에서 아내가 늘 돌보고 응석을 받아주지만 어린 시절에는 새벽에 돌아오는 나 때문에 맨날 혼자 집에 남아 혼자 놀며 시간을 보냈을텐데. 그것이 많이 미안했다.


그리고 큰언니 고양이 에기는 열 네 살이 되었다. 마음 열고 친해지기까지 몇 년이 걸리더니, 이제는 자주 웃고 뒹굴며 대해준다. 처음 만나서 수 년 동안 내가 제 곁에 가까이 다가가면 불편해하고 싫어했었다. 사실은 나라는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았을지도...
이젠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와 코를 부딪히며 뽀뽀를 해주는데, 큰 선심을 베풀고 있는 것 같아서 황송하다.
저 위의 일곱살짜리와 함께 두 고양이가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사 년이 되도록 둘은 친해지지 못하였다. 더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되니까, 지금처럼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주면 좋겠다. 잘 먹고 잘 누고 아픈적 없으니 그게 고맙다.
카메라에 익숙한 에기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다소곳하게 앉아준다.


,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맥 생활


처음 애플 II 컴퓨터를 구경했던 어린 시절 이후 지금까지의 맥 생활.
괜히 생각나서 모바일미 계정의 신용카드 정보를 바꾸러 계정정보를 열었더니 어쩌면 딱 그날이 '닷맥' 갱신날이었다. 벌써 십 년이나 되었다.
십여년 동안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해왔는데, 아이폰이 등장해줘서 뭔가 뺘저 있던 고리를 끼운듯 즐겁게 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내와 나는 이 계정 때문에 어느날 밤 각각 다른 나라의 각자 방에서 우연히 만났고, 결혼까지 하게 되어버렸다. 내 인생에 애플과 매킨토시는 어쩔 수 없이 의미가 크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챗 열고 모르는 언니들과 대화하는 일은 멈춰져버리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