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4일 화요일

아침.

아침에, 가끔은 대낮이 다 되어서 잠들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나는 하루 종일 밤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해가 뜨면 갑자기 졸음이 밀려오는 것 같아서 잠드는 시간이 아깝다. 자는 것을 아까와하는 주제에 한 번 누우면 꽤 많이 자버리기도 한다.
이 동네는 여전히 새벽에 부는 바람이 춥다. 밤 새워 피워버린 담배는 강바람을 따라 날아가버렸고 몇 번을 재탕하여 억지로 색깔만 남겨 따라둔 것 같은 커피는 차갑게 식었다. 추위를 느껴 자리에서 일어나면 몸의 여기저기에서 부드득하고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렇게 해도 역시 지난 밤 내내 성과물이 없는 일만 하고 있었을때엔 힘이 빠지고 배도 안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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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2일 일요일

재밌는 사람들.


거리에 나오는 사람들은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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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냄새.

지난 번에 재근 형을 따라 목수 곽웅수 님의 공방에 들렀었다. 훌륭한 소리를 가진 기타를 만드는 분의 작업실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나무 냄새인지 접착제의 향기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과 상관없는 어떤 물질의 냄새였는지간에, 좋아하는 그 냄새. 새 기타를 꺼내어 들면 풍기는 그런 냄새.
아직 악기의 형상이 되어지기 전의 상태인 나무들이 쌓여있는 곳과 뭔가 완성품들로 가득했던 것 같았던 불꺼진 어두운 방은 구경해도 좋은지를 묻지도 못했다. 조율을 핑계삼아 기타를 튕겨 보기도 하고, 그렇게 잠시 머물다가 돌아왔다. 울림이 좋은 악기의 소리들이 귓속에 냄새처럼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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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오래 전 부터 길을 지나다가 노끈(나는 그 말 밖에 알지 못했다)으로 감아놓은 화병을 보거나 하면 괜히 몇 개 사가지고 집에 오고 싶었다. 하다 못해 책상 위에 두고 필통을 삼더라도 어쩐지 그런 것이 좋게 보였어서 가지고 싶어했다. 그런 것에 대하여 이야기할 일도 없었지만 생각이 났더라도 '참 취향 한 번 후지네요' 소리를 들을까 두려워 별로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었다. 그리고 굳이 찾아보려고 하면 그렇게 노끈으로 칭칭 감아놓은 화병 따위를 잘 발견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마끈 (단어를 새로 배우다...)을 구했다고 하더니 며칠 후에는 갑자기 집안에 그동안 가지고 싶어하던 '끈병'들이 여러개 생겨버렸다. 나는 좋아하고 감탄하며 아내의 솜씨를 칭찬하는 말을 했다. 그는 특별한 대꾸없이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취향 참 이상하네'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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