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4일 목요일

동네 멍멍이.


한낮에, 바람은 서늘하고 햇빛은 따뜻해서 좋았다.
날씨가 좋군요~라고 하는듯 동네의 개 한마리가 길가에서 졸고 있다가, 아내가 다가가니 반가와하며 연신 하품을 했다.
햇볕이 들면 한숨 졸고, 바람이 불면 기지개를 펴고, 그렇게 사는 것은 행복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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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1일 월요일

이불 속의 고양이.

고양이 꼼은 가끔 저렇게 이불 속에 들어가 코만 밖으로 내어놓고 잠들어 있다. 
잘 들여다보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 때도 있었다.
이 고양이는 넉살 좋고 만사에 걱정이 없다. 내 자리를 되찾기 위해 툭툭 밀어서 다른 쪽으로 굴려놓으면 그 자세 그대로 계속 쿨쿨 잔다. 결국 아침까지 함께 자고 있을 수 밖에 없을 때도 있다.
귀엽고, 정 많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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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8일 금요일

순이와 음악.


어제 제법 피로했어서 조금 많이 잤어야했다.
오늘은 공개방송이 있어서 오후 부터의 리허설과 공연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잤어야했다.
그런데 그만 이른 아침에 깨어버리고 말았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왜 잠이 모자란 날에는 늘 더 일찍 잠을 깨어버리게 되고 마는 걸까.
오늘 아침에는 고양이 순이 때문에 일찍 깨었다. 창밖이 밝아질 때부터 어찌나 칭얼거리고 몸을 부비는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덥썩 안아서 들고 나와버렸다. 나는 소파에 앉아 졸았고, 순이는 두 시간째 무릎 위에서 내려가지도 않고 그릉그릉거렸다. 그러더니 얄밉게도 햇빛이 따사롭게 내리고 있는 테이블 위에 자리를 잡고 잠들어버렸다.

고양이 순이는 피아노 음악을 좋아한다. 
나와 순이가 작은 오피스텔 방에서 살 적에 어린 고양이 순이를 혼자 두고 나오기가 안스러워서 작은 음량으로 라벨이나 빌 에반스의 피아노를 틀어두곤 했었다. 그 후에 잠시 더 작은 방에서 한 달을 머물때에는 아예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고 문을 닫으면 곧 어둠속이었다. 불을 켜두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순이가 걱정되어 컴퓨터의 모니터를 켜둔채 피아노 음악을 틀어두고 외출을 하곤 했었다.
정말 그런 것인지 아닌지는 고양이 스스로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이겠지만,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순이는 피아노 음악을 틀어두고 있으면 표정이 온화롭다.
최근에는 우연히 Keith Jarrett 의 La Scala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들었다. 도중에 순이가 잠든줄 알았는데, 마지막 곡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그루밍을 했다.
순이가 좋아하는 피아노 음악 목록에 이 음반도 함께 넣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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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4일 월요일

방안의 고양이 꼼.

어두운 방 안에 들어섰을때, 깜짝 놀랐다.
새어들어오는 빛을 맞으며 고양이 꼼이 조용하게도 앉아있었다.
언제나 심심한 어린 고양이가 나를 보더니 반가와하며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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