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0일 토요일

길고 구린 문장.

상습적으로 여자를 때렸던 사람이 단편소설 분량의 해명을 글로 적어 올렸다.

우선 잘못을 했고 미안하다는 말이 앞섰어야 했다.

사과도 없고 자신의 언행에 대한 뉘우침도 없다.

끊어내지 못한 똥 처럼 길고 구린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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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5일 월요일

아쉬웠다.


찢어지고 때 묻었던 바테잎을 새것으로 감아두고 오늘 아침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려고 했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반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천둥소리는 음질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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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일 화요일

심야 커피.

새벽 두 시.
날이 밝으면 아주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다녀야 한 다. 커피를 가득 내려 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남은 한 컵은 천천히 마셨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갈 때에 잊지 않고 커피를 챙겨 나갈 수 있으면 일단 하루의 시작은 무난할 것이다.

커피서버의 받침은 오래 전에 아내가 만들었던 것들...

2015년 5월 28일 목요일

어쩌다 보니...

재즈공연이 시작되고 두 번째 곡이 연주될 즈음, 객석의 맨 앞 VIP 자리에 앉아서 꾸벅 꾸벅 졸았던 인물이 있었다.
리허설 중에 스탭 중 누군가가 자신에게 '~선생님'이라고 하지 않고 '~씨'라고 칭했다며 굳이 불러 세워 망신을 주었던 그 인물이, 음악이 내 인생입네, 음악에 몸을 바쳤네...하고 있는 기사를 또 읽는다.

일관성 있고 흔들림 없는 삶의 자세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뭐가 뭐를 못 끊는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나도 어쩌다 보니 더 이상 어린 쪽에 들지 않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살다 보면 아직도 '뭐 이런 새끼가 버젓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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