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0일 금요일

고양이 순이.


아내가 일찍 외출한 오전 시간.
나는 또 부지런히 먼 길 떠날 채비로 바쁜데, 고양이는 자꾸 중얼거리며 토라졌다. 함께 다닐 수 있지 않으니까, 참고 기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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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나이 든 개와 만났다.


어제 낮에 만났던 나이 든 작은 개.
곱게 빗겨진 털은 윤이 나고 젖은 눈에는 경계심 대신 상냥함만 보이던 개였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왔구나, 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 집에도 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있고, 앞으로 더 생길테고, 타인의 시간 보다 느릴 것 같았던 나의 몸과 마음도 곧 노쇠하고 죽어갈테지.
이별이 아플 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오늘이 예쁘고 지금이 애틋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름을 못 물어보았던 개야, 매일 볕을 즐기며 건강하게, 하루 씩 더 행복하게 보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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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7일 화요일

아침에 강변을 달렸다.


출근 전에 아내를 꼬드겨 강변을 달렸다.
팔당역 앞에서 컵라면으로 첫 끼를 해결했다.

집에 돌아오니 서둘러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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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6일 월요일

바람 불어 좋던 날.


센 바람에 몸을 놓아두니 흔들거렸다. 내다 버리려던 마음들도 바람에 저절로 날려갔다.

강 건너로 보이는 집을 눈 앞에 쳐다보며 일어날 생각을 못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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