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나이 든 개와 만났다.


어제 낮에 만났던 나이 든 작은 개.
곱게 빗겨진 털은 윤이 나고 젖은 눈에는 경계심 대신 상냥함만 보이던 개였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왔구나, 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 집에도 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있고, 앞으로 더 생길테고, 타인의 시간 보다 느릴 것 같았던 나의 몸과 마음도 곧 노쇠하고 죽어갈테지.
이별이 아플 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오늘이 예쁘고 지금이 애틋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름을 못 물어보았던 개야, 매일 볕을 즐기며 건강하게, 하루 씩 더 행복하게 보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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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7일 화요일

아침에 강변을 달렸다.


출근 전에 아내를 꼬드겨 강변을 달렸다.
팔당역 앞에서 컵라면으로 첫 끼를 해결했다.

집에 돌아오니 서둘러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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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6일 월요일

바람 불어 좋던 날.


센 바람에 몸을 놓아두니 흔들거렸다. 내다 버리려던 마음들도 바람에 저절로 날려갔다.

강 건너로 보이는 집을 눈 앞에 쳐다보며 일어날 생각을 못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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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시즌 시작.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안오는줄 알았다.
몇 배는 더 길고 춥게 느껴졌던 겨울을 다 보내고 몇 달 만에 찾아가 본 능내역.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심술맞았던 토요일 오후에 이곳에 흘렀으면 좋았을 음악이라면 Diana Panton의 라틴 노래집 To Brazil with Love. 그 음반이 생각났었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음악을 듣고 있지 않으므로 그냥 그런 생각만 했다.
그 대신 꺄르르 거리는 어린이들의 소란스러움을 음악이겠거니 들으며 앉아 쉬고 있었다.


주말이 아니면 시간이 나지 않는 요즘, 사람이 붐비는 도로 위를 달리는 일은 조금 피곤하다. 조금 더 부지런을 떨면 아침 일찍 나와서 사람이 드문 곳 까지 다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날 계획없이 한 번 해봐야겠다.

늘 잘 청소되어 있는 이곳도, 매일 볕에 매달려 말려지고 있는 사진들도 추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지난 초겨울 어두워진 밤에 아무도 없는 이곳을 지나던 기억이 났다. 내 숨소리가 서늘한 공기에 소음처럼 들렸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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