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1일 목요일

용산.


용산 미군부대 안에서 바라본 남산.

1880년에는 청나라 군대가 이곳에 주둔하며 조선 여자들을 강간하고 약탈했지만 조정에서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고, 일제시절에는 바로 이 자리에 일본군사령부가 들어와 앉아 군사기지를 만들었다. 그것을 이제 미국의 군대가 들어와 그 지역 일대를 미국령으로 만든지 육십년이 흐르고 있다.

이상한 영어를 말하는 한국인들과 어울려 있던 시간이 너무 길고 춥게 느껴졌다.


.

2013년 4월 10일 수요일

제주도 리허설.

제주도에 와있다.
두 시간 후에 공연이다.

나무들이 뭐라고 외치듯 흔들린다.
남쪽 끝에 아직 봄은 멀었다고 칭얼대고 있다.
바람이 많다.


.

2013년 4월 9일 화요일

합주.


공연연습을 위한 합주였다.
서른 곡을 쉬지 않고 두 번 달렸다.
머리에서는 떠오르지 않던 곡의 구성들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집에 가는 길에는 어둡고 나직한 음악소리가 필요했다.



.

2013년 4월 7일 일요일

쌍용자동차.

일찍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뒀다. 한 시간 남짓 연습, 이제 준비하고 나갈 시간이다. 평온한 봄비였을 수 있었던 비는 계속 내리고, 중구청장과 남대문경찰서장은 아주 나쁜새끼였다는걸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해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쌍용차의 희생자 가족들 가슴에는 빗물 대신 피가 질질 흐를텐데. 나는 먹고 살으려고 일하러 다닌다. 그 곁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사람들 보기가 부끄럽다.

적어둬야지, 까먹지 않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