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꽃과 어린이


이것 좀 보세요~ 라고 하는 말에 돌아다보니, 조카의 손에 꽃이 들려있었다.
어린 여자아이의 손에 앙증맞게 쥐어진 꽃 송이들이 예쁘게 보였고 처연하게도 보였다.
조카는 자신이 지금 이 꽃처럼, 꽃만큼 예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모를거다. 자라서 어른이 되어지지 않을 도리는 없으니까, 꽃을 쥐고 이것 좀 보라고 말하고 있던 어린이 시절의 너를 잊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들레르의 시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달에 대하여 썼던 어떤 시 중간에,

꽃이 피어나듯 푸른 하늘에
솟아오르는 하얀 그림자를 본다. 

...라고 했던 구절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 검색을 하여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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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2일 토요일

함께 자전거 타기


여름 초입에 '가만히 있던' 나에게 덜컥 자전거를 사자고 했던 장본인, 상훈씨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만났다. 현재의 내 라이프스타일에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하겠다.
여름 내내 각자의 일로 바쁘고, 한 사람은 일산, 한 사람은 덕소에 살고 있다는 광역형 밴드멤버 거주지 분포상 일할 때에만 만날 수 있었다. 기회를 노려 약속을 잡았다. 사람좋은 인상의 훈남 해성씨와도 반가운 만남.

사진 한 장 함께 찍는 것도 뭔가 어색하고 우스워서 금세 정색하고 말았지만, 반갑고 즐거웠던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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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 강북강변 일주


자전거 잘 타는 아내.
과거 십여년 동안 외국에서 자전거로 통학했던 경험을 말할 때에는 허세가 좀 있으시군, 했는데... 과연 잘 타는 것이었다.
다만, 안전한 라이딩을 모토로 한다고 말은 해놓고, 헬멧 안쓰기, 내리막에서 질주하기, 이상한 타이밍에서 속도를 내기 등으로 나를 당황하게 만들 때가 있다.
일회 라이딩에 쭈쭈바 두 세 개 사먹기도 포함.


전날 밤중에 다음날의 날씨를 확인하고 상훈씨에게 연락하여 강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덕소에서 가양대교 부근 하늘공원 앞 까지 한 시간 사십 분 걸렸다.
편도 40.8km.
돌아올 때엔 식당도 들러보고 차도로 달리기도 하여... 오늘 총거리는 팔십 몇 킬로미터 정도.

돌아올 때엔 강변을 빠져나와 국수집에서 오늘의 첫 끼 식사를 했다. 지난 번에 이어 씨제이 아지트를 또 지나다가 이성진 엔지니어님도 만나 인사도 했다. (이 때에도 아내는 한 손에 '쭈쭈바'를 들고 있었다...) 쉬엄 쉬엄 비릿한 강내음을 맡으며 귀가했다.

하지만 나란히 속도를 맞춰 달린다거나 어딘가에 멈춰서 함께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것도 닭살 돋아하는 성격들이어서, 기껏해야 자전거가 잠시 쉴 때에 이런 사진이나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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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일 목요일

목적지는 집


언제나 목적지는 결국 집인데, 뭐가 그리 좋다고 해만 뜨면 달리러 나갔었다.
며칠 동안 여름이 다 가버렸다고 아쉬워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방한용품을 준비하여 겨울에도 줄곧 타고, 도로 위에서 봄을 마중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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