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커피


당번이 정해져있는 것은 없지만, 대개 먼저 깨어난 사람이 만드는 것으로 되어버린 커피 한 잔.
내가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아무래도 내가 아내보다 잘 하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저 커피 콩을 간다거나 하는 단순 작업이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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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의 고양이


새벽, 듣고 있던 음악을 껐더니 어디에선가 그르르릉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면 아까 부터 보고 있었다는듯 막내 고양이의 모습.



눈이 마주치자 일어나 앉는가 했는데 곧 다시 엎드려 잠들어버렸다.
고양이의 숨소리가 방안에 냄새처럼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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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풀들.


관심이 일면 배우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하게도 된다.
아내는 초록색 풀들을 집안에 하나 둘 데려오면서 살뜰히도 보살피고 가꾸더니, 잠깐 동안의 외출 내내 길 옆의 나무 골목 어귀의 풀들을 헌책방에서 책을 고르듯 보고 있었다.
헝겊과 솜들, 털실들, 고양이들, 풀과 꽃들이 집안에 어우러져 오후 내내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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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꿈같았던 공연



이미 다 아는 순서, 너무 익숙해진 악곡들, 마지막까지 외워버린 공연.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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