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5일 화요일

공연 중에.

온몸에 살이 점점 더 붙어서, 이곳 저곳이 무겁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코의 윤곽이 보이고 있지만 머지않아 양쪽 볼 사이에 깊숙히 파묻힐지도 모른다.

늦봄의 공연 이후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피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번에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하는 모자란 재능 탓에, 피크를 몇 달 사용했더니 금세 핑거링이 부자연스러워졌어서 두어 달은 계속 손가락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한 분이 '공연 잘 봤습니다. 피크 있으면 한 개 주세요'라고 하셨다.
공연을 보고 있었다면 손가락으로 연주하고 있는 것도 알았을텐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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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3일 일요일

안심하는 고양이.


소심하고 불안해하는 성격의 큰언니 고양이는 함께 산지 일 년. 이제서야 큰언니 고양이는 안심을 하고 '여기가 내 집이구나'싶은가 보다. 다른 고양이와 지내는 것도 서툴고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기도 더뎠어서, 늘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기 싫어했다. 이제는 걸핏하면 밖으로 나와서 다시 들어가기 싫어하는 바람에 다른 고양이들은 당황하기도 하고.

문득 컴퓨터 스크린 너머로 흰색 귀 두 개가 보였다. 고양이는 한참 동안 기계를 베고 누운채로 곁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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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공연.

검은 구름이 하늘을 메우더니 리허설 때 부터 비가 내렸다.
습하고 더웠다.
여름마다 비내리는 날의 공연을 한 두 번씩 하고 있다.
비옷을 입고 관객석을 메운채 흥겨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해보여서 주머니에 카메라를 넣은채 올라가 음악 중간에 관객들의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만 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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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양이들.

큰언니 고양이도 역시 악기상자를 좋아했다.
악기정리를 하다가 장소를 옮기면서 뚜껑을 열었다. 샴, 흰 막내 고양이, 큰언니 고양이들은 한 묘(猫)씩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막내 고양이는 길게 누웠다.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외출을 하여 집을 비웠었다. 혼자 지낼때와 마찬가지로 집에 돌아갈 시간이 늦어지면 집에 남아있는 고양이들 걱정에 불안해졌다.

집에 돌아오니 고양이들이 반가와하며 뒹굴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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