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9일 토요일

가르침.


그날 밤의 공연 후 멤버들 전부가 심한 이명에 시달렸다고 들었다. 단지 음량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밤 상훈씨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의 연주 이후의 다른 팀들의 사운드는 훨씬 잘 정리될 수 있었다고 했다. 우리의 공연이 개관 첫날의 것이었으니 극장으로서는 좋은 테스트가 되었었나보다. 역시 음량만의 이유가 아니라 세세한 음질 콘트롤의 문제였던 모양이었다.
큰 소리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큼 귀를 아프게 했던 무대위의 사운드였다면 소리의 크기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무대 위는 언제나 고요해야한다.' 광석형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었다. 새삼, 그 형님에게서 배운 것이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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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바닥 위의 페달들.


연결 순서대로 MXR Dyna Comp, Xotic Bass RC Booster, EHX Bassballs, Providence Anadime Chorus, Boss RV-3 Reverb/Delay, BBE Sonic Maximizer, 그리고 Boss의 튜너. 파워서플라이는 뮤지콤의 Power Station II, A/B 스위치는 Moollon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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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공연.


야외공연은 흥미로운 일들을 구경하기 쉽다.
기온의 변화에 따른 소리의 움직임이나, 손이 시려울때에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늘같은 날에는 언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동반한 적절한 긴장감도 느껴볼 수 있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관객들 저 너머의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고개를 쳐들면 밤하늘을 볼 수 있고 찬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재미있어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이 있는데,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눈을 맞아 얼어가며 연주하는 야외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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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8일 금요일

계속 고장났다.


피곤한 하루였고 날씨도 궂었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두 번이나 후진을 하다가 자동차의 뒷범퍼로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가볍게 들이받았다. 한 번은 제법 소리가 크게 나서 세게 부딛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상처가 없었고, 두 번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범퍼의 옆이 스윽 긁혀버렸다.
내가 피로가 쌓여 잠시 방심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악기의 상태가 너덜너덜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브릿지는 녹이 다 슬어버려서 나사 머리가 아예 떨어져나간지 오래이고, 오늘은 공연리허설중 접촉불량인 부분이 발견되었다.

밤낮없이 사용해오고 있었던 맥북에서도 고장이 발생했다. 예전부터 간혹 집어넣었던 CD와 DVD 미디어가 추출되지 않고는 했는데, 드디어 오늘 아예 Eject 키가 아무 기능도 하지 않는 상태까지 되어버렸다.

또, 페달보드에 붙어있는 이펙터의 노브가 또 한 개 쑥 빠져버렸다. 지난번 공연때엔 코러스의 것이 빠져버려서 애를 먹였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놈의 것이 빠져버렸다. 덕분에 공연 도중에 노브를 돌릴 수 없었다.

아이포토에서도 에러가 발생했다. 카메라와의 통신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인지 사진의 일부가 제대로 전송되지 않았고, 약 6분짜리 동영상은 아예 임포트 되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카드의 내용물을 남겨놓았어서 아마도 카드 리더기를 사용하면 복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의 보일러도 고장이 났다. 어언 두어달이 넘었다. 그동안 춥지 않아서 방치중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쌀쌀해진 기온이어서 더 이상 귀찮아하지 말고 수리를 해야만 한다.

자동차는 정기점검을 앞두고 수리해야할 것들이 잔뜩이고, 악기는 수 개월만에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야할 것들 투성이다. 맥북은 결국 수리점에 맡겨야할텐데 컴퓨터 없이 며칠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답답한 일이다. 그리고 그 많은 파일들을 언제 백업했다가 다시 설치할 것인가. 은근히 압박이 심한 일이기 때문에 계속 궁리만 하고 시작은 못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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