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8일 금요일

고양이 순이가 지쳤다.


고양이 순이는 몇 달 사이에 식구들이 많아지면서 활동량도 많아졌다.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면서 자주 토막잠을 자고 있다.
밤중이 되면 고양이들이 따뜻한 방안으로 들어와 모여서 자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자고 싶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냥 어두운 집안을 뛰어 노느라 달려 들어오는 것이어서 소란할 때가 많다.

사람들의 잠을 다 깨운 다음 뉘엿뉘엿 아침이 밝아올 때 즈음부터는, 각자가 정해진 곳에 가서 정말 잘도 잔다. 심지어 얘들은 어떤 열악한 조건에서도 할당량만큼은 반드시 자고 만다.
그래서 고양이들이 잠들어있는 동안 가능하면 사람도 잠을 자야만 좋다. 그나마의 수면량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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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와 쿠로.


순이와 쿠로는 서로 친하지도 않은 것 같으면서도,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관계이다.
두 고양이는 점점 장난과 싸움이 격렬해져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또, 둘 중 한 녀석이 없어지면 서로 찾아다니기도 한다.
결국 찾아내면 아주 반가와하다가, 물고 때리고 쫓기고 울며 도망다닌다.
아주 소란스럽고 불안할 때가 있지만, 나는 두 고양이가 서로 재미있어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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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7일 목요일

악기.


이틀 뒤의 공연을 앞두고, 단시간에 많이 연습을 했다.
비가 내리는  아침에 음악을 틀어놓고 악기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다.

드라이브가 조금 걸린 베이스의 음색을 계속 생각해왔었다. 베이스 옥타브와 드라이브 사운드를 가지고 싶어졌다.
TECH 21의 산스 드라이브는 사용하다가 팔아버리고 없다. 다시 그것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은 당분간 없는데, 다른 사용자들의 느낌과는 반대로 너무 원래의 소리를 왜곡해버린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전 내내 악기를 검색하고 나니 비가 잠시 그쳤었다.
커피를 내려 한 잔 마시고 집안 청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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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식구들.


아내가 살던 동네에 가면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운영하시는 상점이 하나 있다.
그분은 늘 길고양이들을 위해 가게 문 옆에 먹을 것과 마실 것들을 준비해주고 있었다.
그곳을 지날때마다 그 자리에 찾아와 배불리 먹고 아저씨에게 아양을 떨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그 가게 앞에는 역시 고양이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있었다. 잠시 세워둔 내 차 아래로 그중 세 마리가 모여들더니 친근한 얼굴로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이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답지 않게 깨끗하고 건강해보였다.
상점 아저씨가 두 번이나 좋은 새 주인을 만나 호강(?)을 하라고 동네 주민에게 어린 고양이를 줘서 보냈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양이들은 며칠 지난 후 모두 탈출하여 가게 앞에 찾아와 소리 높여 울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점 아저씨는 가게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고 했다. 그런 설명을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목소리는 어쩐지 자랑하는 어투였다. 그럴만도 하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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