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4일 월요일

순이 걱정.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순이의 턱에 고양이 여드름이라는 것이 생겨서 곤란을 겪고 있다.
자주 기름으로 닦아주고 소독약을 발라주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질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걱정이다. 큰 질병은 아니라고 하지만 꽤 신경쓰인다.

순이를 걱정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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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닷맥의 계정을 갱신하면서 아이포토의 라이브러리를 정리했다.
무식하게 우직해진 새 아이포토의 사진관리 시스템은 원본파일을 보존하는데에 몹시도 신경을 쓴 모양이다. 심지어 파인더에서 아이포토의 라이브러리 폴더를 열어볼 수 없게 해놓았다.  이것은 패키지를 보는 메뉴에서 강제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덕분에 사진들을 편집할 때에 조금 더 안심은 되지만, 하드 디스크는 금세 모자라게 되어버렸다.


예전엔 이런 자료들을 가지고 있거나 정리해두면 무엇에 써먹나, 하며 필요없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최근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내가 '다시 시작할 무렵'의 공연들 사진이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의 내 모습이 궁금해졌다.

새벽에 잠을 깨고 일어나 사진들 정리를 하다가 날이 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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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2일 토요일

연휴.


추석이구나. 이제 곧 찬바람은 분다.
나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벽에 선반을 걸었다. 거기에 아내는 물건들을 짝지어 올려두었다.
나는 타고난 재능을 살려, 며칠을 빈둥거리며 집안에서 뒹굴고 싶어했다.
오랜만의 푸근한 가을인데 좀 그럴 수는 없을까.
명절이라는 말에 괜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연휴라는 것은 이제, 놀며 지내는 며칠의 연속일 뿐으로 되어가면 좋겠다.
민족의 명절이라고 부르는 것까지는 아름답고 좋은 일인데, 명절은 핏줄따라 민족 운운하며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하려 애쓰는 모양이 되어서는 점점 추해질 뿐이다. 이 곳에 함께 일하며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축제일이거나 명절이 되어줘야 그나마 연휴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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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창가에 앉은 순이.

순이가 창틀에 앉아 있었다.
창틀에서 베란다를 내려다 보다가, 커텐 안쪽으로 들어와 그늘에서 쉬다가, 다시 창가에 앉아 햇빛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금세 다가와 몸을 부볐다.
몇 번 더 이름을 불렀더니 무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 후 안보이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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