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6일 목요일

순이의 기행.


순이가 하지 않던 행동을 자주 보이고 있다.
그것이 귀엽긴 한데, 어쩌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자신의 어떤 상태를 알리고 싶어서는 아닌가 하여 마음이 쓰였다.

오늘은 가능한 좁은 곳에 몸을 끼워 맞춰보는 행동을 여러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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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즐겁게.


오랜만에 밴드멤버들과의 연습을 했고 내일 공연을 준비했다.
사진은 올해 초봄의 어느 공연장 대기실에서의 한 장면이었다.
당시 나는 감기가 심했었다.

지나왔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모두 웃고 즐거워하면서 공연을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낄낄거리며 재밌게 연습했다고 해도 좋은 소리를 얻는 일이 드물었다. 조금만 더 충족된다면 좋겠다고 하는 불만을 언제나 입속에서 웅얼거리고는 있지만 나의 어제들을 돌아보자면 지금의 것은 많이 즐거워진 공연인 셈이다.
악기를 가방에 다시 담고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에 돌아올때에는 언제나 머리 속이 '쏟아진 가방 속 처럼' 복잡하다. 이 시점에서 뭔가 더 무섭게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즐거워하고 있는 지금이라는 것이 쓸모없는 자기만족일 뿐이 될텐데.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는 것은 좋지만 웃고 즐기기 위해서만 연주하는 것은 아니니까. 오래도록 체한채로 지내는 것처럼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답답함이 마음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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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5일 수요일

벌써 가을인가.


밤 시간이 조금 쌀쌀해졌다.
고양이 순이와 쿠로가 나란히 잠든 것 같더니, 조금 후에는 서로 등을 대고 쿨쿨 잠들어있었다.

쫓고 도망다니고 으르릉거리며 싸우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친한 사이인가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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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논리적인 전개라든가 기승전결 같은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돌연 벌어지는 사건들로 채워진 것 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자신의 삶이라는 것도 열심히 걷고 있다보면 주변 풍경들은 미처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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