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4일 목요일

친구를 만났다.


로스앤젤레스의 변두리에 있는 대형상점 통로에서, 20여년만에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고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한 사람이 선뜻 내 이름을 부르지는 못한채 나를 바라보며 엉거주춤 서있었다.
이 친구는 중학시절의 동창생으로 십대의 시간을 드문 드문 함께 보낸 이후 전혀 만나지 못하고 지냈었다. 미리 알고 약속을 했던 것도 아닌데 우연히 엉뚱한 장소에서 마주쳤다. 서로 알아보고 이름을 부르기 직전에 나는 그를 스윽 지나쳐서 무심히도 걸어갔다고 했다. 으음, 그럴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자주 못알아본다.

우리는 마주 앉아 현재의 이야기를 지나온 이야기처럼 나눴다. 지나간 서로 모르는 각자의 일화들은 지금의 일처럼 툭툭 던지며 말할 수 있었다. 오래 전의 친구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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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7일 목요일

시간을 만들어 겨우 다녀보았다.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군데를 정해두고 열심히 걸어다녔다.
산타모니카의 애플센터에 들러 다음번 컴퓨터로는 무엇이 좋을지 궁리를 해봤다.


몇 군데의 악기점에서 악기를 만져보고 소리도 들어보았다.
가지고 싶은 악기들이 몇 개나 보였지만, 살 수 없었다.

그리고 이분들의 손은 정말 컸다.
손가락도 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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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4일 월요일

여행.


이번 일주일동안의 미국행은 부담되는 것들을 평소보다 좀 더 많이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어서 마음이 무겁다. 학원과 학교에서의 레슨들도 빼먹어야했고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쌓아둔채로 나 몰라라하며 비행기를 타야한다. 그것이 기분을 말끔하게 유지하지 못하게 했다.

나는 여러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머리를 하고 가방 안에 짐을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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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일 토요일

바쁘게 달렸다.


심심할 틈도 없이 달려오다보니 유월이 되었다.
올해의 반년 동안은 계속 연주를 하고 음악소리 속에서 살았다. 그것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 일주일 동안의 연주여행을 다녀온 후 학교의 한 학기 수업을 마치면 나의 일들에 매달릴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었지만, 정리정돈을 하고 일어서서 잠시 자리를 돌아보면 여전히 미처 다 하지 못한 것들, 지키지 못한 약속들, 시작하지도 못한 계획들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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