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6일 일요일

순이와 함께.


유진과 밤에 대화를 나누며 죄없는 바나나에 낙서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내 고양이 순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내 곁에서 함께 졸고 있었다.

순이는 왜 불편한데도 자리로 돌아가 편안히 잠들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루도 어김없이 내 곁에서 졸거나 심심해하다가 내가 잠이 들면 그제서야 곁에서 함께 잠들어왔다.
나는 대화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도중에 자주 손을 뻗어 순이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순이는 고로롱 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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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5일 토요일

공연 중 나의 실수.


연주하는 도중에 케이블에 이상이 생겼었다.
정확하게 다시 문장을 쓰자면, 이상이 있는 케이블을 미리 확인하지 못하고 공연을 해버렸던 것이었다. 나의 실수였다.
케이블이 이상했던 것인지 플러그의 접촉이 불량했던 것인지 갑자기 소리가 나지 않고 있었다. 오랜만에 정말 많이 당황했다.
나는 재빨리 페달들과 케이블들을 발로 건드려보며 줄을 퉁기고 있었다. 여전히 소리가 나지 않는 사이에 이미 여덟 마디의 인트로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더니 역시 무슨 조화였는지 노래가 시작되는 부분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다시 소리가 나게 되었었다. 그 이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여줘서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매우 긴장했던 순간이었다.


2007년 5월 4일 금요일

대기실에서.


분장실에서 공연진행표를 읽고 있었다.
십 몇 년 전에 나는 이 공연장에서 어느 선배 연주인들의 공연을 돕는 일을 했었다. 
그날 나는 열심히 물과 포카리스웨트를 나르고 무대 뒷일을 하고 악기와 짐을 실어 옮기고 있었다.
그런 추억과 기억이 났었다.

동료 중 한 분이 '이상해,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아요'라고 했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다.
그러고보니 공연전에 마지막으로 긴장을 해보았던 적이 언제였었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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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일 수요일

준비를 마쳤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 연습을 몇 시간 전에 마쳤다.
더 많은 연습을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멤버들 각자의 일들로 시간을 약속하는 일이 워낙 힘들었다.
여전히 답답하거나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서 공연의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뭔가 더 좋은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내 힘으로 되어지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아쉬웠다.
성에 차지 않겠지만, 그래도 공연은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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