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2일 일요일

잘 나이들면 좋겠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인상이 좋다는 인사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나에게 까칠한 성격이라고 하기도 했다.
어떤 애는 나한테 친절하다고 해주기도 했고,
어떤 놈은 날보며 잘난 체하고 산다며 이죽거리기도 했다.

새로 만나게 된 어떤 분은 나더러 표정이 좋으세요, 라고 해주기도 하고.
며칠 전의 어떤 분은 지나가는 말인체 하며, 고생 좀 하셨나봐요, 라고 하기도 했고.
오래 전 부터 알던 어느 분은 내 앞에서는 직접 말도 못하면서, 돌아다니며, '그 새끼 싸가지 없다', 라는 말을 하고 다니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오래된 어떤 분은 내가 살아가는 것을 칭찬하고 격려만 해주시며 용기를 주시기도 하고.
오래 만나온 친구는, 네 얼굴은 참 웃기게 늙고 있구나, 따위의 말을 했다.
옛 친구는 앞뒤도 없이 어디 아프다더니 망가졌구나,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도 하고.

무슨 말을 듣는다고 해도,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사람으로 나이를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


.

2007년 4월 20일 금요일

순이가 더 귀여워졌다.


많이 심심해하고 있던 순이의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
어딘가 더 응석을 피우고, 평소에 하지 않던 귀여운 짓을 했다.
내가 자고 있으면 순이는 곁에 다가와 내 다리를 베고 쿨쿨 잠든다. 내 가슴 위에 올라와 길게 누워 고로롱 소리를 내었다. 나는 그 소리에 살짝 잠을 깨었다가, 촉촉한 고양이의 코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함께 잠들고는 한다.
부쩍 자주 다가와 사람의 손을 핥아주고 늘 가까이 다가와 앉아서 바라보기도 했다.
나는 고양이 순이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여, 뭔가 맛있는 것을 사줘야겠다며 고양이 간식을 검색해보고 있었다.


.

2007년 4월 16일 월요일

아침에 순이와 함께.

새벽에 깜박 잊고 알람을 맞춰두지 않고 잠들었다.
잠결에 갑자기 놀라서 눈을 번쩍 떴다.
다행히 제 시간에 잠을 깨었다.
그런데 다리가 무거워서 벌떡 일어나지 못했다.
순이가 다리를 베고 자고 있었다. 코까지 골면서.
한 번 두 번 이렇게 다가와 함께 자더니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나는 내가 잠결에 고양이를 발로 차거나 다리로 밀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걱정을 했다.


순이는 깊이 잠든채로 코를 골기까지 했다. 사진을 찍고있는 줄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나는 다리가 저려오는 것을 견디며 더 누워있다가,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순이를 안아들어 편한 자리로 옮겨줘야했다.
다시 고양이를 혼자 집에 놓아두고 나가야 하여 '미안하구나, 곧 돌아올게'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해주고 있었지만... 그때까지도 순이는 자고 있었다.
사실은 나도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읽는 버릇.


나의 오래된 습관은 뭔가를 읽고 있는 것이다.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에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고 판단력이라든가 배우는 것이 더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나마 계속 읽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운전하면서 광고문구와 플래카드가 가득한 지역을 지나갈 때에도 눈에 보이는 것들을 습관처럼 읽는다. 그리고 곧 잊어버리기도 한다. 대부분은 읽지 않아도 좋을 것인데 읽어봐둔다.

운전을 하고 다니는 생활의 가장 나쁜점은 뭔가를 읽을 시간이 그만큼 모자라게 된다는 것이었다. 손과 눈과 귀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공간을 이동하며 다닌다는 것이 대단한 여유라는 것을 실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