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17일 월요일

재미있게 읽었다.


지난 주에 친구가 '한 번 읽어'보라며 강제로 빌려준 책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
재빨리 읽었고, 그 다음날 돌려주겠다고 전화했었지만 서로 바빠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나는 남의 음반, 남의 책이 내 집에 남아있는 것이 아주 불안하다. 게다가 이 책을 빌려준 친구처럼 책을 접지도 않는 성격이어서 독서하기에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나는 책을 사면 가운데를 펼쳐 꾹 누르고, 다시 그 가운데의 가운데의 가운데...의 순서로 꽉꽉 눌러준다. 그러면 어떤 자세로든 펼쳐보기 쉽고 어느부분이라도 찾아보기 쉽다. 남의 책은, 남의 냉장고처럼 불편하다.

김애란의 소설은 재미있게 잘 읽었다. 나는 이런 식의 이야기와 화법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얼마나 어린 사람인지는 미리 설명듣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걸 그랬다. 그런 선입견이 책 읽기를 방해할까봐 싫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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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


생활습관을 반드시 바꿔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밤에 야간시장에 가서 먹을 것을 사왔다.
품목은, 파래, 물미역, 고추, 당근, 깡통참치, 양배추, 양상치, 마요네즈, 산나물, 두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팔도비빔면이었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집어든 팔도비빔면은 반드시 짝수로 샀어야 했어서 다섯개씩 들어있는 봉지를 두 개 샀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가하면, 집에 와서 보니 보너스로 한 개씩 더 붙어 있었다. 한 봉지만 샀어도 됐었잖어. (이런 거 있으면 며칠씩 계속 먹을지도 모르거든... -_-)

집에 돌아와 비닐 꾸러미를 내려놓았더니 언제나 그러듯이 고양이 순이가 달려와 내용물을 검사했다. 담배는 왜 샀느냐고 힐난할까봐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딴짓을 했다. (고양이가 그런 일을 하지는 않는다)



새벽은 춥다.


지난 달 부터 나더러, 왜 옷을 껴입고 다니느냐는 말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부쩍 추위를 타는 것일까.... 했더니, 믿거나 말거나 덕소는 서울보다 춥다. 게다가 늘 새벽에 귀가할때면 은근히 춥다. 차 안에 외투를 한 벌 준비하고 다녀야 좋다.
귀가길의 어두운 새벽말고, 일찍 잠을 깨었을때의 요즘의 새벽은 오히려 추위를 각오하고 나섰던 겨울보다 춥게 느껴진다.
그리고 요즘은 새를 구경한 적이 없다. 이 동네 새들의 우두머리는 내가 잠들었을때를 기다려 동료들을 소집, 울어대는 것 같다. 자려고하면 새 소리들이 많이 들리고, 나가보면 빈 나뭇가지들만 모르는 체 하고 서있다.

2006년 4월 15일 토요일

꽃은 시든다.


고작 열흘을 넘기고, 장미는 지려고 한다.
물도 갈아주고 자리도 바꿔줬는데 별 수 없다는듯 시들고 있다.

꽃들이 결국 질 것을 알면서도 소녀들은 꽃을 산다. 그 소녀들도 머지않아 시들테지만.
너무 짧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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