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8일 화요일

광양 성당


 


공연을 마치고 공항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어찌나 졸음이 쏟아지던지 음식을 먹으면서도 잠을 자고 싶었다. 대화하려 하면 발음이 뭉개졌다.
밥을 먹고 식당에서 나왔을 때 가까운 곳에 천주교 광양교회가 보였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저 종탑을 보아서 (종 같은 것이 있는지는 모른다) 기억하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았던 저 성당 안에 있는 조형물들이 아름답고 따뜻해 보여서 언젠가 한 번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그냥 지나쳐 와야 했다.
비가 개인 하늘은 기지개를 켜는 듯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틀 사이 두 개의 공연을 잘 치르고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더니 피곤이 몰려와 나도 하늘 마냥 늘어져 눕고만 싶었다.

오고 가는 길이 먼 일정들은 늘 힘이 든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더니 집에 돌아와 바닥에 길게 누워 잠깐 눈을 감고 있는 것 만으로 조금 나아졌다. 눈을 떠보니 고양이 깜이가 조용히 곁에 와서 나란히 누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아홉 시간 동안 잠을 잤다. 무슨 꿈을 꾸었는데 제주의 파란 하늘도 나왔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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