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5일 토요일

고양이 친구들

 


잠을 세 시간 밖에 못자고, 하루에 일곱 시간을 운전해야 했다. 소모적인 하루가 될 줄 알면서도 아침 일찍 출발해야만 했다.

후미진 골목에서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만났다. 다른 고양이들과 놀고 있었던 작은 고양이는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잠깐 망설이더니 어느 집 파란대문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신의 집 안에 들어가자 안심이 되는 듯, 바른 자세로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밥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였고 잘 먹고 잘 놀며 크고 있는 것 같았다. 배도 통통하고 털에 윤기도 있고. 나는 어린 고양이를 더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몇 시간 후 부모 두 분과 이모를 모시고 도착한 식당에서 이번엔 나이 든 고양이를 만났다. 아내는 식사를 마치고 음식을 잔뜩 챙겨 고양이에게 먹였다. 얘는 식당에 세들어 사는 고양이답게 잘 먹고 지내는 것 같았다. 가장 맛있는 것만 받아먹고 그 외의 음식은 거절했다.


아내가 준 음식을 조금 먹고 볕이 있는 곳에서 쉬려던 고양이에게 내가 다가갔다. 한참 어루만져주고 엉덩이를 두드려줬더니 고양이는 누워서 뒹굴기도 하고 나에게 장난도 걸었다.



떠날 시간이 되어 이 고양이와도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이 모자라 정신이 없었던 나는 날씨 좋은 가을 볕 아래에 오래 있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고양이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웠던 금요일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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