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심통을 부리고 힘이 약해서 억울한 일을 겪어도, 그저 상대방을 핥아주거나 말없이 물러난다.
고양이 이지는 우리가 그 쬐그만 앞발을 꼭 쥐고 집으로 데려오기 전 까지 동물병원의 좁고 인정없는 쇠창살에 갖힌채로 내일이 분명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세상에 대한 아무런 적의가 없다.
다만 아내를 진짜 엄마로 여기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나는 고양이에게 자주 아내와 너는 종이 다르다는 사실과 그에 관련된 진화론적인 설명을 해주고는 있지만, 한 번도 귀담아 듣지를 않았다.
새벽에 텔레비젼을 틀었다가 사람들이 돼지와 소를 죽여 땅에 퍼담아 파묻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버렸다. 어리고 착한 녀석이 곁에 앉아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나는 텔레비젼의 전원을 끄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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