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신의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버지란 사랑하는 것이 맞다. 지나친 결벽이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 자식의 입장에서도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존재란 귀하고 드물다. 너도 나도 자신의 아버지를 '아버님'으로 부르는 세태는 우스꽝스럽다.
여기는 아직도 명령의 도덕만 판을 치는 나라여서, 도무지 동의로서의 도덕이 자리를 펼 구석이 없다.
이런 곳에서는 존경이라는 개념은 맹목적인 추앙과 다를 바 없다.
종교라는 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맹목적인 태도, 이유와 근거를 캐묻는 것을 불경이라고 몰아세우는 신민의 근성은 도무지 진화하지 못하는 것인가. 어느 사제의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일을 보니 여기는 과연 이상한 나라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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